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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스포티지 신화' 이대로 무너지나

名品에서 불황 희생양으로
누적생산량 60만대 앞두고 소비위축에 고전
“경유값 인하 등 정책적인 대안 조속히 마련돼야”



한 때 기아차 광주공장의 '명품'이었던 스포티지가 극심한 경기불황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지난 2004년 8월 광주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 스포티지는 이른바 '소형 SUV의 명품'으로 불렸다. 출시 첫 해 5만1000대를 시작으로 2005년 16만대, 2006년 15만7000대, 2007년 15만4000대를 보이며 현대차 투싼, GM대우의 윈스톰 등 경쟁차종들 가운데 단연 두각을 보였다. 올해 누적생산량 60만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판매 첫날엔 6727대가 계약돼 당시 신기록을 달성하며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하루 최대 주문량이 1만대를 넘을 때도 있었다.

"계약 후 인도까지 두달은 기본적으로 기다려야 했고 만들기만 하면 팔려나가 광주공장 모터풀장에서는 스포티지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였다"고 기아차 홍보담당자는 당시를 기억했다.

내수뿐만 아니라 스포티지는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수출용 차량을 싣고 2공장을 드나드는 TP카(수출 운송차)가 줄을 이었다. 스포티지는 광주지역경제의 30%를 차지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을 이끄는 톡톡한 효자노릇을 했다.

하지만 4년여 동안 맹렬히 달려온 스포티지도 지난해 말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 위상이 급락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주문은 끊기고 경유값 인상 등 악재로 내수 또한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판매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소형 SUV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어 비단 스포티지만의 국한된 문제는 아닐지라도 스포티지는 점차 광주공장의 '계륵'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

재고물량이 넘치면서 지난해 스포티지 생산량은 11만6000대로 전년에 비해 뚝 떨어졌고 심지어 지난 1월 생산량은 3100대에 그쳤다.

특히 재고누적으로 스포티지를 생산하는 광주2공장의 야간조업이 중단되고 급기야 지난 25일부터는 주간조업마저 멈추면서 2공장 앞 모터풀장은 출고장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차량들이 가득 메우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가솔린 모델을 출시하며 판매율 제고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주문량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2공장이 내달 조업을 재개하더라도 내수를 살릴만한 처방책이 마련되지 못한 이상 하루 생산량은 수백대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노조는 내년초 양산 예정인 스포티지 후속모델(프로젝트명 SL)을 조기에 도입하는 길만이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다며 신차도입을 앞당겨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는 "경유값 인하 등 SUV 소비를 촉진시킬 정책적인 대안이 서둘러 마련되기를 기대할 뿐이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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