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공식 실업자 85만.. 유사 실업자 포함시 10명 중 1명 '일자리 걱정'
우리 사회가 '사실상 백수' 300만명 시대를 넘어 4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현재 우리나라의 공식 실업자 수는 84만8000명으로 작년 같은달에 비해 7만3000명 증가했다.
그러나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돼 있지 않은 취업준비자나 구직단념자, 취업할 생각이나 계획이 없어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 그리고 현재 일은 하고 있지만 사실상 제대로 된 직장을 갖지 못한 불완전취업자(주당 18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 취업희망자) 등을 모두 포함할 경우 그 수는 346만명으로 급증한다. 1년 전에 비해 26만2000명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불완전취업자의 범위를 '주당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 추가취업희망자'로까지 넓히면 그 수는 무려 378만6000명에 달한다. 일시 휴직자 66만4000명까지 포함하면 이미 4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실업자'란 얘기다.
이처럼 고용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은 최근 경기하락의 여파로 제조업과 자영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급감하고 있는데다, 전통적으로 고용 흡수가 컸던 서비스업의 일자리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등 고용 증가율이 급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월 산업별 취업자의 증감 현황을 보면 전년동월대비로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은 21만1000명(2.9%) 증가에 그친 반면, 제조업 12만7000명(3.2%), 도소매ㆍ음식숙박업 9만4000명(1.6%), 전기ㆍ운수ㆍ통신ㆍ금융업 6만4000명(2.3%), 건설업 4만1000명(2.4%) 등은 모두 감소했다. 그 결과 1월 신규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비 '-10만3000명'으로 지난 2003년 9월 18만9000명 감소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청년층(15세 이상 29세 이하)의 취업자가 1년 전보다 24만명이나 줄어들어 올 1월 청년 실업률은 8.2%로 전체 실업률 3.6%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 특히 청년층의 취업난은 실업자 통계에 잡히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의 감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38만8000명이었던 취업준비자는 매달 감소해 올 1월 33만1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신규 취업이 잘 안되다 보니 취업준비자도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군 입대 대기자 또한 지난해 11월 3만2000명에서 올 1월 4만명으로 늘어났다. 물론 대학의 겨울방학이란 계절적 요인이 있는 만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라고 단정짓긴 어려우나, "전체 비경활인구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 추세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국노동연구원은 11일 펴낸 '2009년 고용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정부 예상대로 -2%에 이르면 평균 공식 실업자 수만 98만명에 달하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대로 -4%를 기록할 경우 107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허재준 연구원 노동시장연구본부장은 "공식 실업자 수 100만명은 상징적 의미만 갖는 게 아니다"면서 "실업자와 구직단념자, 취업준비자, '쉬었음' 인구 등을 모두 포함하는 유사 실업자의 규모를 고려해 일자리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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