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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소매시장' 지키기는 계속된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글로벌 투자기관을 자청하던 증권사들이 최저수수료율에 고삐를 당기는 등 다시 소매시장 지키기에 돌입할 태세다.

반토막 펀드에, IB 부문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소매시장 점유율 확보에 급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번달 본격적으로 소매(Retail)영업을 시작하면서 HTS의 매매 수수료를 업계 최저 수준인 0.015%로 책정했다.

강기태 KB투자증권 영업본부장(상무)은 "이번에 내놓은 HTS 'KB 플러스타'는 소매영업 시작의 개시를 알리는 KB투자증권의 첫 작품"이라며 "고객층을 널리 확보하는 측면에서 수수료비율은 업계 최저 수준을 적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업계 최저수수료인 0.015%를 적용하고 있는 곳은 하나대투, 동양종금, 한국투자, 키움, 이트레이드,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 총 7곳. 여기에 KB증권까지 가세하면 대형증권사들도 줄지어 뛰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하나대투가 은행 연계 계좌에 대해 업계 최저 수수료율인 0.015%를 제시하며 증권업계 수수료 경쟁을 촉발했다. 이후 0.025%로 업계 최저를 자랑하던 키움도 인하에 동참했고, 대우, 우리투자증권 등 종합증권사도 수수료를 전격 인하, 최저 수수료 전쟁에 마침표를 찍었다.

당시 증권사들은 수수료를 내리면서 '고객 서비스 차원'을 강조했다.

코스피가 2000선에 육박하는 등 시장이 활황을 이어간데다 글로벌 펀드, 파생상품 등 수익구조 통로가 여러곳 확보된 상황에서 수수료에 목숨걸지 않아도 수익 확보에 문제가 없었던 것. 특히 IB를 지향하며 PI(자기자본투자), PF(프로젝트파이낸싱), 금융투자업 범위를 넓혀가던 증권사들에게 소매시장은 기본 수위를 지키면 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시장이 급추락하면서 증권사들이 소매시장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PI투자는 물론 PF시장이 침체기로 접어들고, IB 자체가 흔들리면서 소매시장 지키기에 재돌입하게 된 것이다.

실제 19개 증권사의 2007년 12월말 PI규모는 1조 7032억원, 지난해 9월말 1조 3984억원으로 3048억원 줄었다. 자기자본이 2조원이 넘는 현대, 우리투자증권의 6월말 현재 자기자본 대비 PI비중은 각각 10.21%, 9.94%에 불과했고 삼성증권은 54억원을 투자하는 것에 그쳤다.

아이러니한 점은 소매시장에 눈을 돌린 증권사들이 이번에도 역시 수수료 인하에 재주목하고 있다는 것.

수익악화에도 불구, 증권사들은 이미 낮춰버린 하한선 0.015%를 울며겨자먹기로 지켜낼 수 밖에 없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천편일률적인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정책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길러낸다는 자통법 취지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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