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은 5일 국내 증시에 대해 지난 외환위기 때와 비교,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있지만 차익실현, 투신권의 매수 여력 감소로 박스권 탈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진경 애널리스트는 "지난 1998년 초와 현재 국면은 경기 흐름 상 유사한 국면에 위치해 있다"며 "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 국면과 08년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찾아온 실물 경제의 침체는 닯은 꼴"이라고 밝혔다.
또 성 애널리스트는 "98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6.9%였으며 올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권 진입이 확실시되고 있다"면서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4%며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이 4분기 동안 진행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적지 않은 유사한 점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베어마켓 랠리가 시작되기 전 50% 이상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이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됐다"며 "97년 1월 말과 3월 초 코스피지수는 이중 고점을 형성했으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본격적인 조정 국면을 겪었다"고 전했다.
즉 98년에는 3분기 성장률 최저점을 통과한 이후 4분기에 본격적인 상승세가 시작됐는데 금년 2분기 중 경기저점이 통과하게 된다면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세는 3분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성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 1200선 이상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경기관련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가 직전 고점 수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주식형 펀드의 환매 증가로 투신권의 매수 여력도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그는 "한-미간의 수익률 격차가 지난해 11월 저점 이후 가장 높은 수준(14.5%p)까지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미국 증시의 강세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도 제한될 수 있다"며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 1230선은 반등의 한계 수준으로 작용하는 등 이러한 저항선 돌파를 뒷받침할 만한 요인들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황상욱 기자 oo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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