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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통법 시행 앞두고 기대반 우려반

다음달 4일 자통법(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투자자보호 항목이 강화된 데는 대부분 환영을 했지만 자통법이 가질 실효성에 대한 의문과 아직 미비한 부분에 대한 걱정과 우려가 나타났다.

지난 15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 1층에서 국회 금융정책연구회가 주최해 ‘자통법상 투자자 보호장치 및 불공정거래 규제시스템’에 대한 세미나가 열렸다. 발제로는 권종호 건국대 교수와 임재연 성균관대 교수가 각각 ‘투자상품과 투자자보호장치’, ‘불공정거래규제 시스템’을 맡아 발표했다.

이날 참가한 학계, 금융당국 및 기관을 대표하는 패널토론자들은 (투자자 특성에 맞는) 적합성과 (상품에 대한) 설명의무를 내세운 투자자보호와 불공정거래규제 등 새로 개정된 법조항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드러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자통법이 법규정만 보면 진일보한 측면이 많다”면서도 “투자자보호를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감독 장치와 소송제도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실효성있는 절차법이 훨씬 더 중요하다며 이런 자리에 소송실무를 담당 변호사나 판사가 참석해야한다”고 언급했다.

정완규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자통법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산 인프라, 정부와 감독기구의 역할, 투자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전산은 올해 말에야 금융기관들이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건섭 금융감독원 조사1국장은 ‘설명의무’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으로 의견을 표했다. 그는 “펀드 등 특정금융상품의 설명의무를 강화하고 매매하는 시간을 늘린다고 해서 고객이 얼마나 상품을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투자자들이 져야 할 책임도 어느 정도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변중석 메릴린치증권 상무는 현업에 종사하면서 느낀 애로사항을 토로했다. 투자자에게 알맞은 상품을 권하고 잘 설명해도 투자자가 결정하는 것에 대해 개입하기 힘들고 판매 후 생길 수 있는 투자자의 불만을 처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에 투자자와 직원 모두를 선제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6년간 거래소에 일한 김정수 증건거래소 본부장보는 “단차매매 반환제도가 미국, 일본, 한국 세 나라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규제 대상으로 직원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한국밖에 없다”며 불공정거래부분은 더 손을 봐야 할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도명국 대우증권감사는 “규제강화, 포괄주의로 전환된 투자자보호가 신종금융상품의 설계 및 개발 부분과는 전면 배치되는 경향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업계의 내부통제 매뉴얼과 감사제도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법사위에 소속된 홍일표 한나라당 의원이 참석해 이번 세미나가 금융 산업을 제대로 정비할 계기가 마련될 자리가 되기를 기대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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