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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지는 해와 뜨는 해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폭죽과 불꽃놀이를 보며 시작한 새해가 벌써 1주일이 지나버렸습니다. 이 짧은 세월 속에서도 테러와 전쟁으로 죽어간 생명들만 벌써 1000여명이 넘었습니다.


절대 권력자였던 부시 미 대통령의 임기도 2주일밖에 남지 않은 걸 보면 세월무상을 느낍니다. 훗날 역사가들은 George Walker Bush 대통령의 공과를 논하며 많은 갈등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그는 임기 초에 일어난 9·11테러의 충격으로 인해 정책의 최우선순위로 ‘국가안보와 테러와의 전쟁’을 앞세울 수밖에 없었던 불행한 대통령이었습니다.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 붕괴와 국방성의 파괴를 보며 응징차원에서 시작했던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전쟁. 둘 다 미국 병사들의 희생만 늘어날 뿐 아직도 끝내지 못한 전장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전쟁에서 발을 뺄 기회를 놓치고, 금융위기와 파산직전의 미국 대표기업들을 후임대통령에게 떠넘기게 되었습니다.


혹시 그의 이름 탓에 겪은 액운이 아닐까요?
조지 부시는 우리말로 ‘조지고 부시는(부수다)’ 역할을 하기에 딱 맞는 이름입니다. 스스로 ‘전쟁의 해’를 선언하여 아프간과 이라크를 때려 부수고, 월가의 몰락으로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을 조지고, 선거에 패하여 상하 양원에서 공화당 의석을 조지고, 마지막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부수는 걸 그냥 지켜본 무력한 대통령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부시가 남긴 상처를 수습해야 할 처지의 버락 오바마 (Barack Hussein Obama)란 이름도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그렇듯이 이슬람역사에 있어서 후세인이란 이름은 평화와 거리가 먼 이름입니다.


오바마는 아프리카의 피를 받아 이슬람국가 인도네시아에서 유년기를 보낸 탓에 이슬람의 현실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미국의 국익과 이슬람형제들의 운명을 저울질해야 할 숙제를 갖고 있는 셈입니다. 자기 입으로 중간이름 ‘후세인’을 그대로 쓰겠다고 말한 것도 그런 숙명적인 인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미 국민들은 경제위기를 수습하라는 차원에서 오바마에게 부시보다 더 많은 권력을 위임해 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막강권력이 ‘긴장된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미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를 깊은 수렁으로 몰고 갈 수 있습니다.그렇게 되는 치명적인 상황을 우려하여 지어 준 이름이 바로 오바마라고 한다면 억지해석이 될까요? Don't Over! =오바 하지마!=오바마!


오바마가 먼저 수습해야 할 일들이 경제가 아니라 전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부시 대통령은 하마스의 로켓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언급했지만, 오바마는 팔레스타인 거주지의 참상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습니다.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의도적인 침묵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개전 이후 이스라엘이 가자지역에 아낌없이 퍼붓는 수백t의 포탄을 보며, 만약 오바마 시대에 미국 제조업의 불황이 군수산업에까지 미친다면 미 의회가 어떤 선택을 할까 궁금해집니다.


오바마가 취임 후 최우선목표로 창출하겠다고 선언한 일자리 300만개. 그 중의 80%는 민간부문에서 새 일자리를 마련한다고 했으니, 나머지 20%는 공공부문이나 군사부문 일자리가 됩니다. 혹시라도 군산(軍産)복합국가 미국이 전쟁을 통해 불황을 극복할 방안을 은밀히 찾는 비극은 오지 말아야 할 텐데 말입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중재도, UN의 충고도 통하지 않은 가자지구의 봉쇄작전을 보면서 마치 여의도 국회의사당 공방전과 흡사하단 생각이 듭니다. 선거로 하마스의 집권을 선택한 대가로 팔레스타인 국민들이 받는 처절한 고통에서, 잘못된 정치가 얼마나 나라를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8m 높이로 둘러친 콘크리트담장 안에서 식량과 전기와 물이 끊긴 채 전개되는 하마스색출작전에 대해 오바마도 이제 뭔가 말해야만 됩니다. 내일은 지는 해보다 뜨는 해에 책임이 있고, 그 전장 역시 세계 경제회복과 무관하지 않은 화약고이기 때문입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추세와 이스라엘탱크가 소비하는 연료가 정비례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사평론가 김대우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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