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술직 없다" 36.5%.. 신규창업 감소세
IT(Information Technology)산업이 미래 신성장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광주지역의 IT와 DC(Digital Contents)업체는 여전히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역의 우수인재들은 연봉이나 복지 혜택 등이 좋은 서울 등 수도권으로 떠나고, 이로 인해 우수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지역 업체의 경쟁력은 뒤처지고 있다. 신규 창업 또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 IT산업의 실태와 재도약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지역정보문화포털 사이트인 '설마(sulma.co.kr)'를 운영하고 있는 ㈜SM프로모션(대표 신용호). 지난 2006년 광주 서구 양동 금호생명빌딩에 문을 연 이 업체는 현재 신 대표와 직원 5명이 일하고 있다.
이 업체는 업무협약(MOU)을 맺은 직업훈련원과 인력보육센터를 운영중인 지역 대학에서 추천 등을 받거나 수시 채용을 통해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인력들의 실무경험이 부족한데다 구직자의 경우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복지 혜택이 잘된 수도권 등으로 이직하면서 항상 인력난에 부딪히고 있다.
신용호 대표는 "대부분 취업자들이 IT업계 시스템에 대한 무경험자들이 많아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데다 우수 인재들은 이직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지역 IT업체들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원장 김영주)이 광주지역 IT와 DC 기업 274곳을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실시한 결과 총 종사자수는 4810명으로 업체당 평균 종사자는 18명에 그쳤다.
이 가운데 1~5명 미만과 5~10명 미만이 각각 26.3%로 전체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10~20명 미만이 22.2%, 20~50명 18.0%였다. 50명 이상인 업체는 7.1%에 그쳤다.
특히 IT업체의 핵심인 연구ㆍ기술직에 종사하는 인력시장은 더욱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274곳의 연구ㆍ기술직 직원수는 778명으로 생산직(969명)에 이어 많았지만 업체당 3명꼴에 불과했다. 3~4명 미만 16.8%, 1~2명 미만 15.7%, 5~10명 미만 11.3%로 조사됐고 연구ㆍ기술직 종사자가 아예 없는 업체도 36.5%나 됐다.
서울에서 광주로 회사를 옮겨 온 한 IT업체 대표는 "초창기 직원수는 50명이 넘었지만 서울에서 내려온 직원들의 경우 1년반 이상 버티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 뒀다"며 "광주는 시장이 적어 직원들에 대한 충분한 경제적ㆍ정신적 보상이 이뤄지지않는데다 이들의 공백을 메울 인재를 지역에서 찾기도 힘들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같이 IT전문 인력 부족 현상은 광주지역 신규 IT기업들의 창업 부진으로 이어졌다.
1995~1999년 창업붐이 일었던 광주지역 IT업체는 2005년 이후 1년에 10곳 이내의 극소수 업체만이 새로 창업하는 수준이다.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관계자는 "광주 정보통신업체의 대부분이 지역 IT시장이 열악하다보니 일자리가 부족한데다, 경력자의 경우 급여나 복지 조건이 좋더라도 타지역으로의 이직자들이 많아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정소연 기자 sypassio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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