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대형 크레인을 견인한 화물차로 운행하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사고를 내 반대 차로 차량 탑승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던 운전자가 사고 나흘 만에 또 다른 교통사고로 숨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8분쯤 경기 화성시 장안면 편도 1차로 도로의 한 교량 인근에서 50대 A씨가 몰던 승합차가 교량 표지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량에 혼자 타고 있던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숨진 A씨는 나흘 전 경기 안성에서 발생한 이른바 '차량 조수석 날벼락 사고'를 낸 운전자로 확인됐다. A씨의 단독 사망 사고를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차량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단순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10분쯤 경기 안성시 삼죽면 국도 38호선에서 화물차(트랙터)를 몰다 중앙분리대를 충격하는 사고를 냈다. 당시 A씨의 차량에는 60t급 대형 크레인이 견인 방식으로 연결돼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우회전 과정에서 후미의 회전 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해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고로 중앙분리대가 일부 파손됐고, 그 위에 설치된 철판 형태의 방현망(전조등 눈부심 방지시설)이 꺾여 반대편 차로로 회전했다. 이 방현망은 맞은편에서 달려오던 쏘렌토 차량과 충돌했고, 이 충격으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운전자의 아내 50대 여성 B씨가 숨졌다.
A씨는 사고 발생 약 2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신고했다. 그는 "이후 적재물을 확인하고 나서야 사고가 난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피해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토대로, A씨가 사고를 낸 뒤 현장을 이탈했는지 여부 등 이른바 뺑소니 혐의를 포함해 사실관계를 조사해왔다.
그러나 참고인 신분으로 1차 조사를 받은 A씨가 2차 조사를 앞두고 이날 새벽 또 다른 교통사고로 숨지면서 안성 사고는 피의자 사망에 따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전망이다.
다만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A씨의 차량과 같은 트랙터 및 대형 크레인 차량이 다수 주차돼 있고 정비소까지 있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이 장소가 당국의 인허가를 받은 것인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관리 주체인 수원국토관리사무소를 대상으로 중앙분리대와 방현망 등 시설물 안전 관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살필 예정이다.
안성경찰서 관계자는 "A씨는 아직 입건 전으로, 2차 조사 후 형사입건 조치하려 했는데 사고로 사망했다"며 "사고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하겠지만 도로의 안전 관리 등에 대해서는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