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일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과 관련해 "포상금이 부족해 신고를 안 하는 일이 없도록 예비비를 동원해서라도 확실하게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가 공언한 '주가조작=패가망신'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신고 유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올해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 예산이 4억4000만원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기획예산처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그는 "불공정거래 근절은 제일 중요한 과제이고, 어떻게 유인 체계를 만드느냐에 있어 내부자 고발이 굉장히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강력한 지원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2.5 김현민 기자
이 위원장은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피 5000 앤드 비욘드 세미나'에서도 "불공정거래를 반드시 뿌리 뽑겠다"며 "주가조작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고 효과적인 내부자의 자발적인 신고 유인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역시 "우리나라는 수천억 원 규모 주가 조작을 제보해도 포상금 상한이 30억원에 불과하다"고 실효성 문제를 꼬집었었다.
이날 이 위원장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금융을 만들기 위해 "내부자 불공정 거래 예방과 공시 강화 등 주가조작 근절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거듭 말했다. 같은날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은 한 경제지 본사를 대상으로 압수수색도 진행했다. 해당 언론사 소속 일부 기자는 주식 정보를 부당한 방법으로 사전 입수해 시세 차익을 얻은 선행매매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최근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인가에 대해서도 "꼼꼼히 짚어보고 공정하고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원칙을 확인했다.
이는 앞서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달 7일 STO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사업자로 한국거래소(KRX) 중심의 'KDX 컨소시엄'과 넥스트레이드(NXT) 주도 'NXT 컨소시엄'을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 후, 사실상 탈락한 루센트블록이 인가 공정성, 기술탈취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이 확산한 데 따른 여파다. 이후 금융위는 증선위 다음 최종 의결 절차인 금융위 정례회의에 해당안건 상정을 두 차례(1월14·28일)나 미루는 등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그는 "인가 프로세스가 진행 중이며 최종 확정된 것이 아니다"면서도 "결과가 발표되면 근거가 뭔지 최대한 소상하게, 투명하게, 상세하게 설명드리겠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율 제한과 관련해서는 업계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통해 거래소 인가제를 도입해 거래소에 새로운 지위와 역할·책임·권한을 더 확대하게 된다"며 "한번 받으면 영구적으로 가기 때문에 공신력이 높아진 거래소 지위에 맞는 지배구조 측면에서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해 분산해 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자본시장 활력이 지속될 수 있도록 코스닥 시장에 대한 신뢰·혁신 제고방안을 추진하고 비상장·중소기업의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금융위는 최근 국내에서도 개별종목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도록 관련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ETF 상장·폐지요건 개선과 신상품 보호제도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