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서 숨진 주인 96시간 동안 지킨 '핏불'

인도 소년들 영상촬영 중 조난

극심한 폭설로 인해 산속에서 숨진 10대 주인의 곁을 나흘간 지킨 반려견 핏불의 사연이 전해졌다.

29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인도 북부 히마찰프라데시주 참바 지역에 혹독한 한파와 함께 폭설이 내린 가운데 두 소년 빅싯 라나(19)와 그의 사촌 피유시 쿠마르(14)가 히말라야에서 조난을 당했다.

폭설 속 나흘간 숨진 주인 곁을 지킨 핏불테리어. 엑스

이들은 지난 22일 영상 촬영을 위해 바르마니 사원 인근으로 이동하던 중 기습적인 폭설에 고립돼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 이후 악천후가 이어지며 수색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재난대응 부대와 군 헬리콥터가 투입된 수색은 닷새 만인 26일에야 이들을 찾아냈다. 오전 9시30분경 빅싯 라나의 시신이 먼저 발견됐고, 오후 1시35분경 피유시 쿠마르의 시신도 인근에서 확인됐다. 이들의 곁에는 생후 1년6개월 정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반려견 핏불도 함께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조난 당시 눈보라가 너무 심했고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떨어졌다"며 "시신 근처에서 침낭, 텐트 등이 발견됐다. 핏불은 피유시 옆에 서 있는 채로 발견됐다"고 말했다.

한파와 폭설 속에서 주위를 경계하며 소년을 지키던 핏불은 구조대를 보고 공격 태세를 보였다. 30분간의 대치 끝에야 구조대는 겨우 두 소년의 시신에 다가설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대원에 따르면 핏불은 영하의 기온 속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고 움직이지도 않은 채 버텼다.

전문가들은 핏불테리어가 기초대사량이 높고 보호자에 대한 유대감이 강한 견종이라며, 극한의 저온 환경에서도 '주인을 지켜야 한다'는 심리적 각성이 체온 유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핏불은 빅싯 라나의 아버지가 생전에 아이들을 위해 데려왔고, 언제나 두 소년과 함께 다니며 자랐다. 이들은 산속의 한 사원 인근에서 영상을 촬영하던 중 폭설에 고립됐다. 현지 경찰은 "빅싯 라나는 소셜미디어에 산악 풍경 영상을 즐겨 올리는 블로거였다"고 설명했다.

시신과 반려견은 헬리콥터를 통해 인근 지역으로 옮겨졌으며, 반려견은 빅싯 라나의 가족에게 무사히 인계됐다.

이슈&트렌드팀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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