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기기자
복통과 변비, 복부 팽만을 겪던 30대 남성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크론병 등으로 잇따라 오진된 끝에 대장암 3기 진단을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오진 끝에 대장암을 진단받은 모하마드 사마드. 사마드 인스타그램
28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영국에 거주하는 전직 프로젝트 매니저 모하마드 사마드는 스트레스와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오인됐던 증상 끝에 2021년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사마드는 37세였던 2020년까지 특별한 건강 이상 없이 지냈다. 그는 대장암 진단 이전 자신의 상태를 두고 "인생 최고의 컨디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마다는 채소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며 아침마다 건강 스무디를 마셨고, 자전거와 운동, 요가와 명상을 꾸준히 병행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하복부에 20초가량 지속된 날카로운 통증이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그는 "통증의 강도가 너무 커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후 12월이 되자 통증은 아침저녁으로 반복됐고, 복부에서 골프공 크기의 단단한 덩어리가 만져지기 시작했다. 극심한 피로와 함께 변비와 복부 팽만 증상도 동반됐다. 점심시간마다 농구를 즐기던 그는 점차 낮잠을 자는 데 시간을 보내게 됐다.
사마드는 이런 증상이 스트레스나 식습관, 혹은 코로나19와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여겼다. 그는 "스스로 생각하기에 그렇게 심각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의 권유로 2021년 1월 병원을 찾았다.
이후 약 5개월 동안 그는 세 명의 의사를 차례로 찾았지만 스트레스성 증상, 과민성대장증후군, 크론병으로 연이어 오진됐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실제로 젊은 암 환자의 오진 사례는 드물지 않다. 대장암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 등 다른 질환과 겹치는 경우가 많아 젊고 건강한 환자의 경우 진단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장암 자선단체 '바우얼 캔서 UK(Bowel Cancer UK)'기 2020년 50세 미만 대장암 환자 12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2%는 "의사로부터 나이가 너무 어려 암일 리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3분의 2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치질, 빈혈 등 유사 증상의 질환으로 처음 오진됐다고 밝혔다.
젊은 연령대 대장암의 초기 증상으로는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식욕 부진, 변비 등이 꼽힌다. 사마드 역시 복통과 변비, 복부 팽만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그가 처음 방문한 의사는 복부를 눌러봤지만 덩어리를 느끼지 못했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장 막힘' 가능성을 언급했고, 완하제(장 내용물 배설을 촉진하는 약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4주가 지나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다른 의사는 과민성대장증후군 약과 추가 완하제를 처방하며 제거식이요법을 권했다. 제거식이요법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특정 음식을 일정 기간 제한해 원인을 가려내는 식이 조절 방법이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록 증상이 나아지지 않자 사마드는 혈액 검사를 요구했다. 그는 "검사 없이는 병원을 나가지 않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았고, 응급실에서 진행한 혈액·대변 검사에서도 이상 소견이 확인됐다.
결국 첫 통증이 나타난 지 약 7개월 만에 그는 전문의 진료를 받게 됐다. 당초 크론병이 의심됐지만,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종양이 발견됐고, 조직검사 결과 진행성 대장암으로 확진됐다.
사마드는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았으나, 항암치료 두 차례를 마친 뒤 심각한 감염으로 5개월간 입원하면서 치료가 중단됐다. 그 사이 종양은 작은 수박 크기까지 커졌고, 결국 장 천공이 발생해 응급 수술을 통해 종양을 제거했다.
검사 결과 사마드의 종양은 린치 증후군 양성으로 확인됐다. 이는 대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 질환이다. 다만 린치 증후군이 없는 젊은 층에서도 건강한 생활 습관과 무관하게 대장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원인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나 다리 신경 손상과 장루 주머니를 사용해야 하는 후유증이 남았다. 그는 현재 2년째 암 재발 없이 지내고 있다.
사마드는 2022년 블로그를 개설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젊은 대장암에 대한 경각심을 알리고 있다. 그는 "암은 노인만 걸린다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며 "몸의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