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영기자
중복상장 논란을 안고 있던 LS의 에식스솔루션즈 기업공개(IPO)가 결국 철회됐다. 추진 초기부터 기업가치 희석에 따른 기존 LS 주주의 피해 논란이 끊이질 않은 가운데 최근 이재명 대통령까지 이번 사안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장을 단념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소식에 시장은 LS 주가를 개장 직후 52주 신고가로 밀어올리며 환호했다.
26일 LS는 현재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중인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투자자 등 내외부 이해관계자들의 상장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주주 보호 및 신뢰를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LS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전 지분 투자(Pre-IPO)에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와 새로운 투자 방안에 대해 재검토에 나선다.
앞서 LS는 전기차용 모터와 변압기 필수 소재인 특수권선을 제조하는 미국 증손회사 에식스솔루션즈의 IPO를 추진해왔다. IPO를 통해 조달한 약 5000억원 상당의 자금으로 미국 내 설비투자를 실시해 전력 슈퍼사이클에 대응한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시장에선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추진 초기부터 기존 LS 주주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수익성 높은 자회사가 떨어져 나가면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희석된다는 지적이다. LS소액주주 연대가 거래소에 상장 예비 심사 불승인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가 하면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는 에식스솔루션즈 상장을 막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한 모든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소식은 이재명 대통령의 귀에도 들어갔다. 지난 22일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중복상장 문제를 두고 LS그룹 사례를 콕 짚어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중복상장을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의 원인 중 하나로 꼽은 바 있다. 이처럼 주주들의 비판에 이어 정치권의 시선까지 더해지자 LS가 에식스솔루션즈의 상장 단행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LS의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철회 소식에 주주들은 환호했다. 이날 개장 직후 LS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8.11% 뛴 24만6500원에 거래되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LS는 당분간 주주환원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자사주 50만주 소각에 이어 올해 2월 중 2차로 자사주 50만주를 추가 소각할 예정이다. 최근의 LS 주가를 고려할 때 총 2000억원가량의 규모다. 아울러 2월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주 배당금을 전년 대비 40% 이상 대폭 인상하고, 동시에 주가 1주당 가치를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2030년까지 2배 이상 확대해 실질적인 주주 보호 및 환원을 실천할 계획이다.
LS는 향후 추가적인 중장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도 발표하는 등 주주 및 기관·애널리스트·언론 등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주주들의 목소리를 기업 정책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편, LS그룹은 정부가 추진 중인 에너지 고속도로를 비롯한 국가 전력망 사업과 국가첨단전략산업인 이차전지 소재 분야 등에 5년간 7조원가량 투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