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제56회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열린 스위스 다보스 현장에서 빌 게이츠 테라파워 창업자 겸 회장을 다시 만났다. 에너지 전환의 핵심 축으로 떠오른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둘러싼 협력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양측의 행보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3일 HD현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정 회장과 게이츠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별도로 만나 에너지 산업의 미래와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주제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8월 서울에서 SMR 공급망 확대와 상업화 진척 상황을 논의한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HD현대와 테라파워는 SMR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2월 테라파워의 첫 나트륨 원자로에 탑재되는 원통형 원자로 용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나트륨 원자로 상업화를 위한 제조 공급망 확장 협약을 맺었다.
나트륨 원자로는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4세대 소듐냉각고속로로, 고속 중성자의 핵분열로 발생한 열을 액체 나트륨으로 냉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존 원자로 대비 안전성과 기술 완성도가 높고 핵폐기물 발생량도 약 40% 적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번 다보스 회동은 양사 협력이 구체적인 성과 단계로 접어드는 시점에 이뤄졌다. 테라파워는 지난해 12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주요 안전성 평가를 당초 계획보다 한 달 앞당겨 통과했다. 이달에는 메타와 대규모 원자력 발전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중공업도 테라파워와 함께 파일럿 프로젝트 제작과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HD현대는 2022년 11월 테라파워에 3000만달러(약 425억원)를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