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KT가 해킹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이탈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한 2주간 약 31만명의 고객이 KT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이동통신 3사가 보조금 경쟁을 펼치면서 일일 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평시 대비 3배 넘게 늘었고, 일부 판매점에서는 휴대폰 단말기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14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의 위약금 면제 마지막 날인 전날 KT에서 다른 통신사로 옮긴 가입자는 총 4만6120명으로 집계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가 2만8870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LG유플러스(9985명)와 알뜰폰(MVNO·7265명)이 이었다.
단통법폐지 관련 휴대폰매장.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이로써 위약금 면제가 개시된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누적 KT 이탈 가입자는 약 3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SKT가 유심(USIM) 정보 해킹사태 여파로 위약금을 면제했던 기간 이탈한 고객 수인 16만6000여명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KT의 고객 이탈이 SKT 대비 컸던 건 SKT가 전체 고객 대상으로 1개월 치 요금의 절반을 감면한 반면, KT는 추가 데이터 제공만을 내놓으면서 보상안의 고객 체감도가 낮은 탓으로 보인다. SKT는 사태 발발 직후 위약금 면제 발표 이전까지 이미 이탈한 고객의 수도 상당했다.
이 기간 가입자 수 변동은 KT가 약 23만8000여명의 고객 순감을 기록했고, S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약 16만5000명과 5만5000명 수준의 고객 순증을 기록했다.
KT의 이탈 고객 가운데 SK텔레콤으로 이동한 비중은 64.4%에 달했다. 알뜰폰을 제외한 이동통신 3사 기준으로는 KT에서 SKT로 향한 고객 비중이 74.2%였다. 업계에서는 SKT가 지난해 유심(USIM) 정보 해킹 사고 이후 내놓은 보상의 하나로 이탈했던 고객이 돌아올 경우 가입 연수와 멤버십 등급을 복원해 주는 정책을 펼친 점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당시 KT로 떠났던 고객들이 재차 SKT로 복귀하고 있는 셈이다.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이동통신 3사가 보조금 경쟁을 펼치면서 전체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총 번호이동 건수는 66만여건으로, 단순 계산 시 하루 평균 약 4만7000건의 번호이동이 진행됐다. 신제품 출시와 같은 이슈가 없는 평시 기준 일 평균 번호이동이 1만5000여건 정도임을 고려하면 3배 이상의 수요가 몰린 셈이다.
이 기간 높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일부 판매점들은 번호이동 수요가 몰리면서 단말기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이 가운데서도 보조금이 집중됐던 갤럭시 S25와 갤럭시 Z플립7의 재고를 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판매점들은 고객이 사용하던 휴대폰 그대로 번호이동을 진행한 뒤 단말기 재고 확보 후 기기를 교체해주는 방식으로 영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KT의 위약금 면제 기간 번호이동 수요가 몰리면서 각 통신사의 가입 시스템에 전산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개통 업무를 진행하지 않는 일요일의 가입신청 건까지 합쳐 개통되는 월요일(5일, 12일)에 간헐적인 전산장애가 발생해 번호이동이 원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