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이기자
<i>"로봇이 가정에서 사람과 함께 일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5~10년 내에 로봇은 인간의 필수 조력자가 될 것입니다."</i>
지난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2026'에서 중국의 로봇 선두주자 유니트리(Unitree Robotics)의 개리 샤 마케팅 매니저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미래를 이같이 전망했다.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단연 '피지컬 AI(Physical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었다.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도 제조업 현장 혁신을 앞세워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유니트리 부스에서 로봇 G1이 복싱 시연을 하고 있다. 박준이 기자.
중국 유니트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AI 학습이 가능한 이족보행 로봇 'G1'을 전면에 내세웠다. G1은 전시관 부스에서 복싱과 댄스 등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니트리가 로봇에 복싱을 가르친 이유는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함이 아니라 '실용성'의 극한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샤 매니저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공장과 가정에 배치되기 위해서는 인간 환경의 모든 거친 움직임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복싱은 로봇을 극한의 작업 환경에 밀어넣는 일종의 테스트"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복싱을 통해 증명되는 '기동성'과 '안정화' 능력을 강조했다. 로봇이 타격을 입거나 균형을 잃고 바닥에 넘어졌을 때 얼마나 빠르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지가 상용화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유니트리는 약 2000만원 초반대의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오는 4월부터 G1의 본격적인 고객 배송을 시작한다.
샤 매니저는 글로벌 로봇 경쟁 상황에 대해 "미국, 중국, 한국의 모든 회사들이 자신의 로봇을 만들고 개발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우리는 각각 매우 다른 디자인과 사용 사례를 가질 것이라고 본다. 로봇 공학과 AI(인공지능)에서의 모든 진보를 환영하며 전세계의 모든 회사와 함께 이 분야에서 발전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유니트리의 로봇 사업이 이익을 내고 있느냐에 대해 묻자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회사에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지 못하다"며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은 여전히 매우 초기 단계에 있으며, 가정과 공장에서 역할을 하게 되면 분명히 수익성이 있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유니트리 부스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준이 기자.
중국이 범용적인 움직임을 앞세워 가정용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면, 한국은 제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용적 접근'으로 맞서고 있다. 한국은 산업통상자원부 주도의 'K얼라이언스 맥스'를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섰다. 국내 대표 로봇 기업 에이로봇은 이번 CES에서 공장 컨베이어 벨트에서 물건을 옮기는 '앨리스 M1'을 시연하며 제조업 혁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컨벤션센터(LVCC) 노스홀 'K-얼라이언스 맥스'의 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 공동관에서 에이로봇의 앨리스 M1이 공장에서 물건을 옮기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박준이 기자.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는 "미국과 중국을 단순히 따라가기보다 한국만의 실용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앨리스 M1은 부품의 60%를 국산화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으며, 엔비디아의 파트너십 협력사로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이로봇은 현재 여러 기업과 실증 단계(PoC)를 진행 중이며, 올해 20대의 초도 물량을 시작으로 2027년부터 실제 제조 현장에 로봇을 본격 투입할 계획이다.
엄 대표는 최근 LG전자, 현대차 등 대기업들의 로봇 시장 진출에 대해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한국 로봇 산업의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