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권해영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30일(현지시간) 3거래일 연속 동반 하락 마감했다. 전날 인공지능(AI) 관련주 부진으로 하락한 데 이어, 뚜렷한 시장 촉매제가 부재한 가운데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약화되는 모습이다. 전날 사상 최고치에서 급락했던 은 가격은 이날 약 8% 반등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거래장에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4.87포인트(0.2%) 하락한 4만8367.06에 장을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9.5포인트(0.14%) 내린 6896.2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27포인트(0.24%) 미끄러진 2만3419.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목별로는 범용 AI 에이전트 개발사인 싱가포르 스타트업 마누스를 인수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가 1.11% 상승했다. 클라우드 사업부를 분사해 엑소 바이오니스와 합병한다는 소식을 발표한 어플라이드 디지털은 강세를 나타내다 하락 반전해 2.94% 약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0.36% 내렸고 팔란티어는 1.81%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AI 랠리의 지속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US 뱅크 에셋 자산운용의 빌 노시 선임 투자 전략가는 "2026년에 접어들면서 AI 도입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며 "초기에는 반도체와 주요 원자재 생산 등 기계-부품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올해는 다소 제한적인 리더십 흐름을 보였지만, 2026년에는 그 범위를 확대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D8 캐피털 파트너스의 바바라 도런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시장에서는 AI 거품이 과도하게 형성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주요 경제 지표 발표가 거의 없는 데다 연말을 맞아 거래량까지 줄어든 상황에서, 이날 공개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주목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두고 위원들 간 상당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록은 "이번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한 위원들 중 일부는 결정이 매우 미묘한 균형점에 놓여 있었으며, 목표 금리 범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Fed는 지난 10일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연 3.5~3.75%로 조정했다. 이번 의사록을 통해 당시 내부의 의견 차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다만 의사록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보다 중립적인 정책 기조로 전환하는 것이 노동시장 상황의 심각한 악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며 "목표 금리 범위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했거나 지지할 수 있었던 일부 참가자들 역시, 향후 회의 전까지 발표될 상당량의 노동시장 및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들이 금리 인하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은 가격은 전날 사상 최고치에서 급락한 이후 이날 8% 반등했다.
국채 금리는 보합권에서 움직이는 중이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1bp(1bp=0.01%포인트) 상승한 4.12%,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일 보다 1bp 하락한 3.44%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