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서인턴기자
입과 코 사이에 난 평범한 여드름 하나가 심각한 세균 감염으로 번져 응급실 치료까지 이어진 사례가 알려졌다. 의료진은 이 부위가 이른바 '죽음의 삼각지대'로 불리며 여드름을 짜는 행위가 봉와직염 등 위험한 합병증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의 직접적인 내용과는 무관한 이미지. 펙셀스
2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에 거주하는 린지 데올리베이라(32)는 최근 코와 윗입술 사이에 생긴 여드름을 손으로 짠 뒤 얼굴이 심하게 붓고 마비 증상까지 나타나 병원 치료를 받았다.
데올리베이라에 따르면 여드름은 월요일 아침 갑자기 생겼으며 외관상으로는 특별히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드름을 짠 다음 날부터 해당 부위가 급격히 부어오르기 시작했고 얼굴 한쪽이 처지는 증상까지 나타났다. 초기 항생제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자 그는 이틀 동안 응급진료소를 여러 차례 방문했고 결국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는 이 부위가 의료계에서 '죽음의 삼각지대(triangle of death)'로 불리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이후에야 알게 됐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데올리베이라를 '봉와직염'으로 진단했다. 봉와직염은 피부 깊은 층까지 침투한 세균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염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혈류를 타고 전신으로 퍼질 수 있는 잠재적으로 위험한 질환이다. 데올리베이라는 감염이 부비동이나 뇌로 번졌는지 확인하기 위해 MRI 검사까지 받았다.
그는 응급실에서 기존 항생제를 중단하고 보다 강력한 항생제 치료를 받았고 투약 후 몇 시간 만에 얼굴 부기가 빠르게 가라앉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감염 자체는 비교적 빠르게 호전됐지만 항생제 부작용으로 몸 상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약 6주가 걸렸다. 현재는 작은 흉터만 남긴 채 일상생활로 복귀한 상태다.
전문의들은 코와 입 주변을 잇는 삼각형 부위가 정맥 구조상 뇌와 직접 연결돼 있어 이 부위에 세균이 침투할 경우 감염이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들은 해당 부위의 여드름이나 상처를 자가로 압출하거나 자극하는 행동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데올리베이라는 "그저 평범한 여드름이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도록 절대 여드름을 짜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지난 8월에도 미국에서 리시 마리라는 여성이 같은 부위에 난 여드름을 짠 뒤 얼굴이 급격히 붓는 증상 등으로 응급실 치료를 받았다는 경험을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