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다연기자
김건희 여사가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배우자로부터 명품 브랜드 '로저비비에' 가방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의원이 22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8.21 김현민 기자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22일 김 의원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후 배우자 이모씨와 공모해 김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께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특검팀은 김 의원을 상대로 이씨가 김 여사에게 가방을 선물한 사실을 인지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해당 클러치백과 김 의원 아내가 쓴 감사 편지를 발견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통일교인을 동원해 2022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김 의원의 선출을 돕고, 그 대가로 가방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특검팀은 지난 17일 김 의원 부부에 대해 압수수색하고, 지난 5일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에 주력하고 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선 후보가 3일 경기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서 김문수 후보 수락 연설을 듣고 있다. 2025.05.03 윤동주 기자
특검팀은 출석 요구에 잇따라 불응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게도 오는 23일 오후 2시 출석을 재통보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의 참고인 신분으로, 지난 10일과 18일 참고인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요구받았으나 출석하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지난해 총선 무렵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공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거절하자 윤 전 대통령과 갈등이 생겼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다. 특검팀은 한 전 대표의 진술이 필요한 만큼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나 한 전 대표가 사실상 출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디올백 명품 수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을 받는 이원석 전 검찰총장과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도 오는 24일과 26일 각각 출석할 것을 통보했다.
특검팀은 이 전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검찰의 김 여사 수사 과정에 직무 유기나 부당한 외압 등이 있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검사장은 검찰이 김 여사를 방문 조사하고 관련 사건을 불기소 처분하는 과정에서 직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18일 이 전 지검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 당시 수사를 담당했거나 지휘 계통에 있던 8명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했다. 이 전 지검장은 당초 이날로 예정됐던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지 않았는데, 26일에도 불출석할 경우 대면 조사는 사실상 무산된다. 특검팀 수사기간은 28일 종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