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음료 믿고 마셨는데'…'이것' 때문에 심장·뇌 악영향 우려

동물실험서 심근비대·인지 저하 관찰
인간 적용엔 한계·추가 인체 연구 필요성도

인공감미료가 들어간 탄산음료를 정기적으로 섭취할 경우 심장과 뇌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이어트 콜라와 제로 음료 등에 널리 쓰이는 아스파탐이 심장 구조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와 연관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콜라 이미지. 픽사베이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의 협동 생체재료 연구센터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바이오메디신 앤드 파마코테라피(Biomedicine and Pharmacotherapy)에 발표한 논문에서 아스파탐을 일정 수준 이상 섭취한 생쥐에게서 심근비대와 인지 기능 저하가 관찰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생쥐에게 체중 1㎏당 7㎎의 아스파탐을 2주마다 3일 연속 투여한 결과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는 경미한 심근비대 위험이 약 20% 증가했다. 또 좌심실과 우심실의 심박출량은 각각 26%,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의 좌우를 나누는 심실중격의 구조 변화도 관찰됐다.

신경학적 측면에서도 변화가 포착됐다. 연구진은 실험군 생쥐에서 행동 변화와 인지 기능 저하, 뇌의 병리적 변화 가능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체지방은 약 20% 감소해 체중 관리 측면에서는 일정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섭취 기준 재검토 주장…적용엔 신중론도

연구진은 "아스파탐이 생쥐의 지방 축적을 줄이는 효과는 있지만 그 대가로 심장과 뇌 기능 저하라는 병리적 변화가 동반됐다"며 "허용 기준 내 섭취라도 장기적으로는 주요 장기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안전 기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체중 1㎏당 하루 최대 50㎎ 이하의 아스파탐 섭취를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사용된 생쥐 투여량은 일일 허용량보다 낮지만 반복 노출 방식이 달랐다는 점에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연구진은 연구 대상이 동물에 한정돼 있고 연구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한계를 인정했다. 이에 대해 국제감미료협회(ISA) 는 "동물 실험 결과를 인간에게 직접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기존의 대규모 인체 연구와 규제 기관의 평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이슈&트렌드팀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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