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조기자
넥슨의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메이플 키우기'가 모바일 매출 순위에서 중국산 게임을 제치고 4주 넘게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 '메이플 스토리' 지식재산권(IP) 인지도에 장시간 플레이를 요구하지 않는 방치형 장르의 매력이 더해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플 키우기' 이미지. 넥슨 제공
22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메이플 키우기'는 최근 4주 연속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실시간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앱스토어에서는 월간 기준으로도 1위에 올랐다. 줄곧 최상위권에 머물던 중국 게임 'WOS: 화이트아웃 서바이벌', '라스트 워: 서바이벌' 등은 뒤로 밀려났다.
방치형 RPG는 게임 플레이 중 자동화를 지원하는 어시스트 모드(자동 사냥 등)와는 다르게 게임을 종료해도 캐릭터가 활동한다. 이용자가 간단한 조작 후에 다른 일을 해도 돼 게임에 시간을 많이 뺏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몇시간 후 접속해 보면 캐릭터는 경험치를 얻고 성장해 있다. 이렇듯 캐주얼한 게임이다 보니 모바일 버전으로만 출시된다.
넥슨 관계자는 "방치형 장르를 처음 선보였는데 '메이플 스토리'가 대중적인 IP인 데다 캐릭터가 귀엽고 성장 요소가 잘 갖춰져 있다 보니 해당 장르와 시너지가 난 것 같다"며 "부담 없이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어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장르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은 고사양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온전히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짧은 시간 가볍게 즐기는 숏폼 방식의 콘텐츠 소비가 증가해 바쁜 생활 속에 성장의 재미만 느끼고 싶은 이용자들에게는 모바일 방치형 RPG가 제격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넷마블도 세븐나이츠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선보인 바 있다. 이 게임은 20223년 9월 출시 당시 45일 만에 누적 매출 400만달러(약 539억원)를 달성하는 등 넷마블의 호실적에 기여했다.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저니 오브 모나크'를 출시하며 방치형 장르에 발을 들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방치형 RPG가 대작을 필요로 하는 건 아니어서 개발에도 인력이나 투자 부담이 덜하다"며 "틈새시장이었던 방치형 장르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