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미국에서 알파벳 산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의 차량이 정차 중인 스쿨버스를 무시하고 지나친 사건이 무더기로 적발돼 논란이다. 미 연방 정부는 현재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웨이모는 텍사스주 피닉스와 샌프란시스코·로스앤젤레스 등에 국한됐던 운행지역을 최근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고속도로 주행 서비스도 시작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웨이모.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합뉴스는 5일 주요 외신을 인용해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지난 10월 웨이오의 자율주행 차량이 조지아주에서 정차 중인 스쿨버스를 무시하고 불법적으로 지나친 사고를 정식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에서는 스쿨버스가 적색 경광등을 켜고 정지 표지판을 내보이며 정차하면 모든 차량이 이를 추월하거나 지나칠 수 없다. 하지만 텍사스 당국은 이번 학년도 개학 이후 웨이모 차량이 스쿨버스를 불법 추월한 사례가 최소 19건에 이른다고 봤다.
이 중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오스틴 교육청 측 변호인에 따르면 학생이 스쿨버스에서 내려 도로를 건너는 중 도중 웨이모 차량이 스쿨버스를 그대로 추월했다. 교육청 변호인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등하교 시간에는 학교 주변 운행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HTSA는 질의서에서 텍사스주 사건을 함께 언급하면서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대에 운행을 중단할 수 있는지,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수정이 구현됐는지, 관련 리콜을 진행할 것인지 등을 물었다. 오스틴 교육청도 12월 1일에도 또 다른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고 전하며 "해당 프로그래밍 변경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구글 자율주행 차량 '웨이모'.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NBC 방송이 공개한 영상에는 경찰차가 도로를 봉쇄하고 범인에게 차에서 내려 바닥에 엎드리라고 하는 도중에 웨이모가 머뭇거리며 바로 옆을 지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또 웨이모 두 대가 2차선 터널에서 차선을 바꿔가며 지그재그 형태로 달렸다. 신호 위반을 하고 정지선을 지키지 않는 모습도 있었다.
지난 10월 말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이웃들에게 사랑받던 고양이 '킷캣'을 치어 숨지게 했다. 여기에더해 지역신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지난달 말에도 같은 도시에서 작은 개와 충돌하는 사고를 냈다고 전했다.
지난달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웨이모 차량이 범죄 용의자와 경찰이 대치하고 있는 한가운데로 통과하기도 했다.
웨이모는 운행 중단 여부나 리콜 계획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자사 차량이 운전자 없이 9600만 마일(1억5500만㎞)을 주행했으며 인간 운전자 대비 중상 이상 사고 발생률이 91% 더 적다고 밝혔다.
웨이모는 공식 성명에서 "학생 안전은 최우선이며, 스쿨버스와의 안전한 상호작용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관련 소프트웨어를 신속하게 업데이트했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