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시사쇼]

'조태용 구속'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속내
모시던 상사 구속 보며 복잡한 심경 내비쳐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신문을 진행하며 적극적으로 재판에 임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이런 태도 변화는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 13일에도 이어졌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곽종근 홍장원 두 사람은 '자신과 직접 통화했으며,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증인'이다. 곽 전 사령관은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홍 전 차장은 "(이재명 한동훈 등을) 싹 다 잡아들여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들의 진술 신빙성을 적극적으로 허물어야 재판에서 유리한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탄핵 공작이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곽종근 홍장원 두 사람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하고 있다. 두 사람이 어떤 증언을 하고 재판부가 그걸 어떻게 그걸 받아들이느냐는 윤 전 대통령 재판의 핵심 포인트다.

이런 측면에서 재판부가 홍 전 차장의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며 지난 12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을 구속한 점이 주목된다. 그동안 홍 전 차장은 "지난해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계획이 있었다. 조 전 원장에게 보고했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조 전 원장은 정치인 체포 계획을 알고도 국회 정보위에 보고하지 않았다(직무유기 혐의), 국정원 폐쇄회로 화면을 당시 여당에 제출했다(국정원법상 정치 관여 금지 위반), 홍 전 차장의 정치인 체포 보고는 없었다(위증 혐의)는 것과 관련해 구속됐다. ※영상을 클릭하면 전체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13일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홍장원 메모'의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공세를 취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제시한 메모에 대해 "초고가 지렁이(글씨)처럼 돼 있다. 초고 자체가 이것(홍장원 메모)하고 비슷하지 않다"고 말했다. 홍 전 차장은 "'싹 다 잡아들여서 정리하라' '국정원에도 대공 수사권을 지원해 주겠다' '국군 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강하게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라고 진술했다.

조 전 원장이 구속된 직후인 지난 12일 홍 전 차장은 아시아경제에 "이제 (수사가) 거의 마무리 국면으로 가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홍 전 차장 입장에서는 한때 자신이 모셨던 조 전 국정원장이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드는 복잡한 마음을 "안타깝다"고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편집국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kumkang21@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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