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차 '中, 韓원잠 추진에 경제적 압박 가능성'

"韓, 美에 전략적으로 기울어…원잠 뜻밖"
메데이로스 "韓·日, 美 대안 없어"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6일(현지시간)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추진에 대해 과거 한미 조선업 협력 당시 한화오션 자회사를 제재했던 것처럼 중국이 압박 카드를 다시 꺼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 관계 전문가인 차 석좌는 이날 CSIS 포드캐스트에서 진보 정당을 대표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전략적으로 기우는 모습을 보였다며 만약 "중국이 나중에 핵추진잠수함에 대한 대응으로 행동을 취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CSIS

그는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승인한 것에 대해 "워낙 뜻밖이었다"면서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당시에는 시 주석이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이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에 대응해 지난달 14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제재했던 것처럼 한미 핵추진잠수함 협력을 계기로 중국이 또다시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그는 한국(한화오션)의 미국 회사들을 제재해 한미 조선업 협력에는 이미 대응했다"며 "그러니 향후 중국이 한국을 경제적으로 강압하는 조치를 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지난달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이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한미 양국이 핵확산 방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길 바란다"는 원칙적 입장을 내놨으며 중국 관영매체들은 이번 결정이 "역내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차 석좌는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무역과 안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그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그렇게 할지 궁금하다. 어느 시점에서야 그들이 '우리는 플랜B(대안)로 가겠다'고 말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중국을 담당했던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 질문에 아시아에서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일본, 한국, 호주는 미국을 대체할 "플랜B가 사실상 없다"고 답했다. 이들 국가 모두 안보를 미국과의 동맹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아시아에는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처럼 다자 안보 체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 등 역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측면에서도 미국 기술과 자본에 접근하려면 미국과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다만 메데이로스 교수는 플랜B가 없는 것은 한국, 일본, 호주 3개국에만 해당한다며 "이런 구조가 필리핀과 태국 같은 다른 아시아 동맹에도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오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부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