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자란 지역인데… '대학·취업 여기선 안 할래요'

정부, '지방대 육성' 정책 지속
지역대학 진학률·지역내 취업률 낮아
RISE 올해 시작…지역·대학이 주도
"취·창업-정주 생태계 구축해야"

대학 진학 및 취업 과정에서 지역을 떠나는 청년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역 인재 이탈을 막고자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학 입학부터 양질의 일자리, 정주 여건까지 이어지는 체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지방대학 육성정책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출신 고등학교에서 동일지역 대학으로의 진학률은 비수도권에서 하락하는 추세다. 대구·경북의 동일지역 대학 진학률은 2016년 66.9%에서 2023년 62.2%로, 제주권은 74.8%에서 68.3%로 떨어졌다. 충청권은 34.6%에서 38.5%로 올랐지만, 비수도권 평균인 58%대보다 지속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75~76%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이 채용게시판을 보고 있다. 2025.3.19. 강진형 기자

대학생이 졸업 후 대학이 있는 지역에서 취업하는 비율도 비수도권에서 낮아지고 있다. 서울은 2017년 63.0%에서 2023년 63.8%로 올랐는데, 비수도권은 43.1%에서 41.8%로 감소했다. 특히 제주 지역은 같은 기간 62.5%에서 53.3%로 떨어지며 9.2%포인트의 감소폭을 보였다.

정부는 지방대 육성 및 지역 인재 채용 정책을 실시해왔지만, 이처럼 청년의 지역 이탈은 이어지고 있다. 지방대 역량을 기르기 위한 정책은 2003년 '지방대학 육성 계획'을 기반으로 정부 기조와 연계돼 지속해서 추진돼왔다. 2014년 제정된 지방대육성법에 따라 지역 인재의 입학 기회를 늘리고 공공기관 등에서 지역 인재 우대 채용을 실시했는데도 앞서 보았듯 떠나가는 청년을 붙잡지 못했다.

최근 달라진 점은 중앙정부가 아닌 지방자치단체-대학이 정책의 주도권을 쥐게 됐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올해 본격적으로 지역혁신 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를 시작했다. 라이즈는 지자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체계다. 지역 인재를 대학이 양성하고, 지역에 취업해 머무르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고서는 "대학 입학 시점뿐만 아니라 졸업 후 취업 시점에서도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이중적으로 지속된다면 지역의 청년층 이탈에 따른 생산인구 감소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타격 또한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라이즈 사업과 지역 인재 육성 방안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전략적인 '지역 인재 양성-취·창업-정주' 생태계 구축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사회부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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