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핀 '활짝 웃는 꽃'...다카시 무라카미 개인전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 APMA서 개막
2023년 부산 전시 이후 2년만의 전시
꽃 모티프에 주목

'활짝 웃는 꽃' 이미지로 잘 알려진 다카시 무라카미 작가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이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프로젝트 공간 APMA에서 2일 개막한다. 2023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회고전 이후 첫 국내 전시다.

전시는 다양한 재료와 기법, 형식을 바탕으로 작가의 작품세계에 지속적으로 등장해 온 꽃 모티프를 집중적으로 탐구한다. 대표 이미지 '활짝 웃는 꽃'은 일본 전통 회화 양식이자, 자연 형태를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둔 '니혼가'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1995년 첫 등장한 해당 모티프는 전통 기법과 대중적 이미지, 애니메이션과 만화에서 차용한 시각적 요소, 오타쿠 문화, '카와이'(귀여움) 감성을 평면 위에 복합적으로 융합한 '슈퍼플랫' 미학과 맞닿아 있다.

세상을 '플랫'(평면) 관점으로 담아내 온 작가는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사람마다 지닌 지식이 AI로 인해 평탄화되면서 다시금 '플랫사회'의 면모를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 'Tachiaoi-zu'(2025)는 오가타 코린(1658~1716)이 금박 바탕에 붉은색, 분홍색, 흰색의 접시꽃을 그린 '국화도' 병풍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무라카미 작가는 "수년 전 에도시대를 다룬 쇼군 드라마를 방영했는데 그 시대 시각으로 작업한 작품"이라며 "금박은 일본 미술사에서 자주 사용된 기법으로, 17세기 당시 채광이 안 드는 교토의 집들이 촛불 빛을 반사해 집을 밝히기 위해 많은 집에서 해당 그림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Hello Flowerian'(2024)이란 동일 제목의 두 작품은 꽃 얼굴의 작은 인물 형상을 각각 선명한 무지개 채색과 금박 마감으로 장식했다. 표면적으로 다른 전시작과 동일하게 밝은 분위기지만, 전후 일본이 겪은 경제적·사회적·심리적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1일 서울 용산 아모레퍼시픽 본사 1층의 프로젝트 공간 APMA에서 열린 다카시 무라카미 작가의 개인전 '서울, 귀여운 여름방학'에서 작가가 활짝 웃는 꽃 이미지 모자를 쓰고 발언하고 있다. 서믿음 기자

작가는 국내외 힙합 가수 및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빅뱅 지드래곤과 블랙핑크, 뉴진스와의 협업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그는 추가 협력 가능성을 묻는 말에 자신은 언제든 열려있다며 "오히려 그들(한국의 유명 아이돌)이 왜 저를 선택해 줬는지 묻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전시는 10월11일까지 이어진다.

문화스포츠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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