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광천수라더니 정화수였다고?…프랑스 생수 에비앙 알고 보니

전체 판매 물량의 약 30% 연루
정부, 불법 정수 '묵인' 의혹까지

알프스 광천수를 병입을 강조하는 프랑스 생수 브랜드 '에비앙'. 네슬레워터스

프랑스의 대표적 천연 광천수 브랜드이자 전 세계의 사랑을 받는 '에비앙'이 이미지 타격을 입게 됐다. 알프스에 흐르는 신선한 광천수를 바로 병입한다고 홍보해 왔으나 수년간 불법 정수 과정을 거쳐 판매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24일 KBS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에비앙'이 수년간 불법적인 정수 처리를 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년 전 프랑스 유력 언론인 '르몽드'와 라디오 '프랑스앵포'의 공동 탐사 보도를 통해서인데, 전체 판매 물량의 약 30%가 불법 정수 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유럽연합(EU) 지침에 따라 '천연 광천수'로 표시하는 제품들은 모두 인위적인 처리 없이 그대로 병에 담겨야 한다. 반면 일반 생수는 염소 처리나 여과 등 특정 정수 과정이 허용되는데, 에비앙은 '천연 광천수'로 표시했음에도 다른 일반 생수와 같이 자외선 소독 및 활성탄 필터를 몰래 사용한 것이다.

프랑스 정부, 알고도 숨겨줬나…정보 공개 거부

여기에 프랑스 정부의 묵인 의혹까지 번진 상황이다. 이미 불법 정수 처리 행태에 대한 보고서가 작성된 바 있음에도 정부가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발표된 프랑스 상원 보고서에 따르면 농업부와 재무부 산하의 부정경쟁·사기 방지총국(DGCCRF)은 이미 2021년 9월 생수 업체들의 불법 정수 처리 행태를 파악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기업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모색했던 것이다.

여기에 네슬레 워터스(Nestle Waters)를 포함한 기업들이 약 200만유로(약 32억4400만원) 벌금을 내고 불법 관행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도 밝혀졌다. 조사 책임자였던 상원 의원 알렉상드르 위지예(Alexandre Ouizille)는 이번 사안을 "설명할 수 없고, 용납할 수 없으며, 이해할 수도 없는" 기업·정부 유착 사건으로 규정했다.

이슈&트렌드팀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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