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우기자
전국 무주택 가구가 1000만가구에 육박한 가운데,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는 소득과 자산 증가 속도가 집값을 따라가지 못해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17일 통계청 주택소유통계를 인용, 2023년 기준 전국 무주택 가구가 961만8000가구로 전체의 43.6%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년보다 7만여가구 늘어난 수치다.
특히 수도권에 506만여가구로 무주택 가구의 절반 이상이 몰렸으며, 서울의 경우 전체 가구의 51.7%가 집을 소유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무주택 비율이 절반을 넘은 곳은 서울이 유일하다. 서울은 최근 2년 연속 무주택 가구 비율이 상승세다.
서울시내 한 부동산에 게재된 월세 매물 안내문. 연합뉴스
이는 집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주택 매매가격은 16.1% 올랐으며, 최근 20년간 누적 상승률은 400%를 상회한다. 반면 중위소득 가구가 실제 구매할 수 있는 주택 비율을 나타내는 '주택구입물량지수'는 2012년 32.5에서 2022년 3.0으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전·월세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7월까지 확정일자를 받은 월세 계약은 105만6000여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서울(34만3000여건), 경기(29만2000여건), 인천(5만1000여건) 등 수도권 거래가 전체의 절반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세 비중은 처음으로 30%대로 내려앉았고, 월세화는 빠르게 확산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집값의 고공행진과 대출 규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전셋값이 급등한 데 이어, 지난 6월 도입된 대출 규제로 세입자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진 것이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