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스몰컷' 美정부 '빅컷'…FOMC '라이브' 회의 예고

페드워치 0.25%P 인하 93.7%
베선트 장관은 빅컷 촉구
Fed 내부서도 인하 필요성 이견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시장은 '스몰컷(0.25%포인트 인하)'을 사실상 기본 시나리오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실제 통화정책 방향은 8월 고용보고서를 비롯한 향후 경제 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ed 내부에서도 완화론과 신중론이 맞서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사전 결론 없이 회의에서 금리 결정을 내리는 '라이브(live)' 회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9월 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3.7%로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IB) 중에서는 시티그룹, 골드만삭스, HSBC, 노무라증권, UBS가 현재 4.50%인 정책금리 상단이 9월에는 4.25%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6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CPI가 7월 들어 안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미 노동부는 7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월 대비로는 0.3% 상승해 시장 전망치(2.8%)를 밑돌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우려와 달리 물가 상승률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나타나고 최근 고용 지표가 부진하면서 Fed가 9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시장 참여자들은 인하 가능성을 거의 100%에 가깝게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은 Fed가 보다 공격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9월 50bp 인하를 시작으로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이어질 수 있다"며 "어떤 모델을 보더라도 금리를 150~175bp는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연 4.25~4.50%인 기준금리를 2.50~2.75%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선트 장관은 최근 수개월간의 고용 증가율이 하향 조정되고 경제 둔화가 뚜렷해진 점을 빅컷 근거로 제시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인하 여부가 아니라 '인하 폭'에 쏠리고 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의 주장대로 빅컷이 단행될 가능성은 작다. 선물시장의 반응도 조심스럽다. 페드워치도 50bp 인하 확률은 6.3%만 반영하고 있다.

내달 5일 공개되는 8월 고용보고서가 50bp 인하를 정당화할 만큼의 근거를 제공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50bp 인하를 하려면 고용시장이 전반적으로 급랭해야 한다"며 "현재로선 스몰컷이 기본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지만 정작 금리 결정을 내리는 Fed 내부에서는 인하 필요성에 대해 이견이 있는 상태다. 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이 완전히 억제되기 전 금리 인하로 급선회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CPI에서 서비스 부문 물가가 상승한 점을 지적하며 "이 흐름이 몇 달간 지속된다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러한 발언이 Fed 내부의 이견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Fed에서도 미셸 보먼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윌러 이사 등 일부 위원은 노동시장 둔화와 데이터 흐름을 반영해 정책 완화를 지지하는 완화적(dovish)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인사들은 여전히 물가 안정 우선의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9월 FOMC는 '라이브(live)' 회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굴스비 총재 역시 "올가을 회의들이 상당히 라이브하게 진행될 것이며, 그 자리에서 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는 사전에 금리 방향을 확정 짓지 않고 실제 회의에서 토론과 표결로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향후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과 9월 FOMC 의사록 공개를 통해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보다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마켓워치는 "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파월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 향후 정책 기조를 가늠할 핵심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국제부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국제부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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