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훈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대표 기업인 대웅제약·휴젤·메디톡스가 2분기에도 나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미국·중남미·아시아·중동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판매가 확대되면서 K뷰티 열풍과 맞물려 톡신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3사의 경쟁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입증된 만큼 하반기에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매출 600억원을 돌파했다. 2분기엔 매출 616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5.4%, 144.5% 증가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했으나 보툴리눔 톡신 수출은 전 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16%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메디톡스는 주력 제품 '뉴럭스'의 국내 인지도를 기반으로 하반기에는 해외 등록 국가를 확대해 수출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또 차세대 액상 톡신 'MT10109L'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재허가 신청과 세계 최초 콜산 성분 지방분해주사제 'MT921'의 허가 획득 등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송 리스크 완화도 긍정적이다. 오랜 기간 이어진 법적 분쟁이 일부 종료되며 판관비 부담이 줄었고, 이는 하반기 이익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상반기 11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약 28% 성장했는데, 이 추세라면 연매출 2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2019년 아시아 기업 최초로 FDA 승인을 획득한 나보타는 현재 미국 시장에서 '주보(Jeuveau)'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대 미용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 점유율 14%로 2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
남미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2018년 첫 진출 이후 10배 이상 규모로 성장해 18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태국에서는 기존 계약의 3배에 달하는 738억원 수출 재계약에 성공했다.
휴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103억원, 영업이익 5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5%, 33.6%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2000억원, 영업이익은 950억원을 돌파했다. 주력 제품인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는 2분기 매출 612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성장했다. 특히 미국·중국·유럽 등 글로벌 톱3 톡신 시장에 모두 진출한 국내 유일 기업으로, 미국에서는 지난 3월 첫 출시 이후 본격 선적이 시작되며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
이들 3사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전 세계에서 'K뷰티'가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며 미용·성형 시술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중남미·중동 시장은 경제 성장과 함께 미용 의료 서비스에 대한 지출이 늘고 있어 톡신 시장의 확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3사는 차별화된 기술력과 품질,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글로벌 톡신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신규 허가, 유통망 강화, 신제품 출시가 이어질 경우 올해 전체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