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단기 국고채 발행 제도 개선 필요'

자본시장연구원 KCMI 이슈브리핑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국고채' 개최
"한국 단기 국고채 발행되지 않아…스테이블코인 준비자산 마련 제약"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을 위해서는 단기 국고채 발행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경우 단기 국고채가 발행되지 않아 주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으로 활용되고 있는 단기 국채의 공급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KCMI) 선임연구위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빌딩에서 개최된 KCMI 이슈브리핑 '스테이블코인과 단기 국고채'에서 "미국의 지니어스(GENIUS) 법안 제정과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 급증 속에 국내에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하다"며 "그러나 단기 국고채 부재가 준비자산 확보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인 준비자산은 가치 안정과 환매 대응 능력을 보장한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관련 법률에서 단기 국채 등 유동성 높은 무위험 자산을 준비자산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테더(USDT)와 USD코인(USDC) 등 주요 스테이블코인도 대부분 단기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국가재정법상 총발행액 기준 국회 승인 규정으로 인해 단기 국고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다.

또한 초단기 경과물 국고채 비중은 전체의 1.8%에 불과하고, 재정증권은 연말 전액 상환 의무가 있어 준비자산으로 적합하지 않다. 통안증권 역시 발행과 단기물 비중이 감소하는 추세로 충분한 공급이 어렵고 유동성 측면에서 제약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한국은 국채시장이 발달했음에도 1년 미만의 단기 국고채를 발행하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며 "경과물 국채, 재정증권, 통화안정증권 등이 대안이지만 공급 규모와 유동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단기 국고채는 재정조달, 단기 투자 수단 등에 주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단기 국채는 정부의 탄력적인 자금조달에 기여하는데 국고채 투자자들은 만기물별로 각기 다른 동기를 지니고 투자한다"며 "중장기 국채는 다양한 투자자들의 무위험 투자상품의 재료로 활용되는 반면 단기 국채는 단기금융상품의 기초 재료나 일시적인 여유 자금의 운용에 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국고채 발행이 차환발행 증가로 이어져 국가채무가 확대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만큼, 국채 발행 한도 기준을 '총발행액'에서 '순증액' 또는 '잔액'으로 바꾸는 국가재정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상품 구조 설계와 관련해 그는 1년 만기 단기 국고채를 우선 도입하고, 장기적으로 3·6개월 등 다양한 만기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할인채 형태를 채택해 스폿 레이트(spot rate) 도입과 수익률 곡선 정교화를 도모하고, 주요 투자 주체 수요를 반영한 발행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자본시장부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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