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호우’에 뚫린 전남…10년 피해 77% 홍수

지난 2020년 한 해만 2,500억 넘어
나주·담양, 100년 빈도 초과 물폭탄
홍수 위험지 면적 여의도의 330배
고령층 비율 33%…구조물도 노후
전남연 "예경보·인프라 보강 시급"

'극한 호우'가 반복되면서 고령 인구와 노후 시설이 많은 전남지역에 맞춤형 홍수 방어대책과 예·경보 체계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오전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에서 상인들이 수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함평에는 호우 특보가 발효된 전날 하루 동안 170여㎜의 비가 내렸다. 연합뉴스

전남연구원이 4일 발간한 'JNI 이슈리포트'(전남의 홍수 위험 특성 분석 및 정책 방향)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전남의 자연재해 피해액은 총 4,281억원으로, 이 가운데 77%에 달하는 3,284억원이 호우로 인한 피해였다. 특히 2020년 한 해에만 2,504억원에 이르는 등 최근 5년(2019∼2023년) 피해가 전체의 96%를 차지했다.

피해 통계는 올해 1월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3년 재해 연보'를 인용한 것이다. 보고서는 지난달 나주 418㎜, 담양 381㎜, 함평 338㎜ 등 100~200년 빈도를 초과하는 기록적인 강우에 이어 이달 초에도 또다시 극한 호우가 발생한 점을 들어 선제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남의 잠재적 홍수 위험 지역은 여의도(2.9㎢)의 330배에 달하는 961㎢로, 전국에서 다섯 번째로 넓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3만6,000명으로 전남 전체 인구의 7.6% 수준이며, 이 가운데 고령 인구 비율은 33%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재난 취약계층의 대응 역량이 제한적인 데다, 목포·여수·순천 등 도심은 노후 건축물과 지하 구조물 밀집으로 인해 구조적으로도 위험하다"고 분석했다.

호우 특보가 발효돼 시간당 142.1㎜의 집중 호우가 쏟아진 4일 오전 전남 무안군 군 보건소 지하 주차장이 빗물에 잠겨 직원들이 배수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원은 정책 과제로 ▲재난 취약계층과 시설에 대한 방어 인프라 강화 및 예·경보 체계 확대 ▲국가·지방 하천 주요 구간 설계기준 강화 및 해안 침수 방어대책 마련 ▲전남 고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지역 맞춤형 홍수 리스크 평가와 재난관리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유인상 전남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전방위적 인프라와 과학적 관리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며 "도민 안전을 위한 예방, 대비, 대응, 복구 전반에 걸친 통합 홍수 관리체계를 구축할 시점이다"고 밝혔다.

호남팀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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