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사퇴 촉구' 메시지…17분 뒤 강선우 '여기까지 같다'

오후 3시30분 촉구→3시47분 사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 말해야"
"민심 담아 나아가야" SNS 통해 촉구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론이 급격히 악화되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나섰다. 박 후보가 결단을 촉구하자, 강 후보는 곧바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23일 박 후보는 오후 3시30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 후보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그는 "동료의원이자 내란의 밤 사선을 함께 넘었던 동지로서 아프지만, 누군가는 말해야 하기에 나선다"며 "이제 우리는 민심을 담아 한 발자국 더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어렵고 힘들지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선우 후보자님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깊이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후보가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박 후보는 강 후보 임명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 18일 "개인적으로는 강 의원에 대한 지지는 있다"면서도 "제가 가진 정치적 신념, 정부와 대통령의 생각, 국민의 마음 이 세 가지를 잘 판단해서 옳은 결정을 내려야 되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어렵지 않겠냐'를 완곡하게 표현한 '숙고'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박 후보의 자진 사퇴 입장 표명은 여당 의원 가운데 첫 번째 공개적인 목소리이기도 했다. 여당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권 존중과 동료 의원이라는 점 때문에 문제의식에 대한 공감 속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해 공개적 발언에 신중했다. 김상욱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수 시민들이 국민 수용성 부분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의혹들에 소명도 하고 진심 어린 반성도 보이면서 기회를 한번 갖는 건 어떨까 한다"고 했다.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사과와 해명의 시간을 갖자는 것이었다. 여가부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여성가족위원회의 민주당 간사를 맡은 김한규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의 기류는 강 후보자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면서도 "대통령이 최종 임명을 하면 그 전이든 후든 진솔한 자기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들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박 후보가 이른바 총대를 메고 나서자 강 후보가 불과 17분 만에 사의를 표명한 부분이다. 강 후보는 오후 3시47분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다.

강 후보가 결심을 밝히자 박 후보는 "결단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박 후보는 강 후보의 사퇴 촉구와 관련해 대통령실과의 교감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박 후보가 공개적으로 강 후보 사퇴를 촉구한 것은 앞서 완곡하게 문제가 있다는 의사를 표현했던 '숙고'를 언급한 데 따른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그는 "박 후보가 여론을 살피고 자칫 위험해질 수 있겠다"고 결단했다는 것이다.

정치부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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