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근 시장 “시민의 상상력이 문화도시 의정부 이끈다”

의정부시, 창작·기록-학습·정책 제안 등 문화생태계 조성
일상이 문화가 되는 공간…복합문화 플랫폼 '의정부문화역 이음'
백영수 화백 예술혼 계승…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설립 추진
40회 맞은 회룡문화제…도시 정체성 강화 미래형 시민축제로 도약

경기 의정부시(시장 김동근)가 '시민이 문화의 주체가 되는 도시'를 목표로, 창작과 참여, 기록과 학습이 어우러지는 시민 주도형 문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전시·공연 등 전통적인 예술 활동을 넘어 지역의 기억을 보존하고, 시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다양한 문화 플랫폼을 통해 일상 속 문화도시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의정부문화역 이음 시민 간담회. 의정부시 제공

18일 의정부시에 따르면 시는 시민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의정부역사 4층 유휴공간을 복합문화공간 '의정부문화역 이음'으로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2024년 8월 문을 연 이 공간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핵심 거점으로, 전시·공연·강연·참여 프로그램 등 다양한 활동이 펼쳐지는 열린 플랫폼이다.

'일상이 여행이 되고, 문화가 되는 공간'을 모토로 ▲개방형 라운지 및 여행자 도서관 ▲전시·세미나 공간 '이음갤러리' ▲시민과 창작자가 함께 쓰는 '크리에이티브룸' ▲다목적홀 '모둠홀' ▲예술단체 연습실 '화음홀' 등으로 구성됐다.

이용은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가능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이음은 연간 260여 회 시민 주도 행사와 워크숍, 세미나, 교육이 이뤄지는 대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시는 앞으로도 시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운영 방식을 개선하고, 문화 향유의 일상화를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

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업무협약식.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고(故) 백영수 화백의 예술세계를 보존하고, 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의정부시립백영수미술관' 설립을 추진 중이다.

백 화백은 김환기, 이중섭, 장욱진 등과 함께 해방 이후 한국 현대미술의 새 장을 연 '신사실파' 동인으로 활동했으며, 생의 말년을 의정부에서 보내며 작업에 몰두했다. 현재 호원동에 위치한 백영수미술관은 백 화백이 생전에 머물며 직접 작업하던 공간으로, 2018년 (재)백영수미술문화재단이 개관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부지가 재개발 지역에 포함되면서 이전이 불가피해졌고, 시는 기부채납 예정 부지에 문화공원과 함께 시립미술관을 신축해 시민의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4월에는 재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부지 확보, 작품 기증, 프로그램 운영 등 시립화 절차에 착수했으며, 현재 설립 추진단이 운영 방향을 구체화하고 있다.

새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교육·체험·연구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며, 지역 예술생태계의 거점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39회 회룡문화제 개막행사.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의 대표 전통문화축제인 '회룡문화제'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머물렀다는 설화를 기반으로 1986년부터 시작된 시민 중심 축제다. '태조와 태종의 만남'이라는 역사적 서사를 문화 콘텐츠로 풀어낸 개막공연 '회룡가'를 비롯해, 주민 참여형 공연과 전통놀이 경연 등으로 구성되며 지역의 정체성을 계승해 왔다.

2023년부터는 회룡사와 가까운 호원동 전좌마을에서 개최돼 장소성과 역사성을 강화했고, 올해 40회를 맞아 '시민의 날 기념식'과 분리된 독립 행사로 기획되면서 집중도와 상징성을 높였다.

올해는 의정부문화원과 의정부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해 콘텐츠 기획력과 실행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시민 기획단의 아이디어를 적극 반영해 더 풍성한 프로그램 구성을 준비 중이다. 시는 회룡문화제를 단순한 전통축제를 넘어,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미래형 시민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의정부기억저장소. 의정부시 제공

급속한 도시 개발 속에서 사라지기 쉬운 지역의 기억과 생활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조성된 '의정부기억저장소'는 시민 참여형 문화 아카이브 공간이다.

흥선로 7에 위치한 이곳은 옛 향군회관을 리모델링해 만든 공간으로 ▲전시와 해설이 이루어지는 '기억관' ▲기록물 수집·보존 기능을 수행하는 '저장소'로 구성돼 있다.

운영은 의정부문화원이 맡고 있으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기억살롱 인문학 강좌,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놀러와 토요일', 시민 에듀케이터 양성 과정 등 참여형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기획전시 '의정부 500년'을 선보이고 있으며, 오는 11월에는 '의정부 천년의 이야기'도 예정돼 있다. 연간 약 7000명이 찾는 의정부기억저장소는 살아 있는 도시 아카이브로서 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의정부시민대학 발달장애인 자립 관련 특강. 의정부시 제공

의정부시는 2023년부터 새로운 평생학습 모델인 '의정부시민대학'을 운영하며, 시민이 도시의 문제를 학습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정책형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는 기존 교양 위주의 교육을 넘어, 배움이 곧 실천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시민대학은 ▲도시정책학부(교육·복지 등 공공의제) ▲생활정책학부(마을·상권 등 생활주제) ▲시민 제안 특성화 과정(인문·과학 등 자율 기획형)으로 구성되며, 1년 2학기제 운영, 학부제 중심 커리큘럼 등으로 체계적인 운영 기반을 갖췄다.

2024년에는 총 191명의 시민이 수료해 11건의 정책 제안을 도출했고, 일부는 실제 행정에 반영됐다. 대표적으로 '발달장애인의 자립이 온다(ON多)'라는 제안은 정책 특강과 주거지원 정보 공유 행사로 실현됐으며, 이 외에도 도시디자인, 축제, 지역상권 관련 다양한 제안이 실생활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대학은 행정과 시민의 연결 고리를 강화하며, 배움과 실천이 만나는 시민 주도형 문화 실험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은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뿐 아니라, 창작과 기록, 학습과 정책 제안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도시를 만들어가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하겠다"며 "시민의 상상력과 경험이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2023년 경기북부 최초로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으며, 2024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도시 조성사업 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도시'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지자체팀 이종구 기자 9155i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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