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대표작 '항아리'...그가 애정했던 조선백자의 매력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김환기
조선 백자 항아리 애정해 자주 작품에 담아
'항아리' 시리즈, 동양적 정서와 서정성 내포

뉴욕 활동 전인 1958년작,
케이옥션 7월 경매

김환기 작가의 작품 '항아리'(1958)가 7월 케이옥션 경매에 출품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김환기의 예술 여정과 그의 대표작 시리즈인 '항아리' 작품의 예술적 가치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환기 '항아리'(1958). 케이옥션

김환기(1913~1974)는 1931년 일찍이 일본으로 건너가 예술적 소양을 쌓았다. 1934년 아방가르드 양화연구소에서 수학했고, 1936년 길진섭, 간노 유이코 등과 함께 전위적 예술단체인 '백만회'를 조직했다. 1936년 도쿄 니혼대학 예술학부를 졸업한 후 1937년 귀국했다.

해방 이후에는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 1937년 유영국, 이규상, 장욱진 등과 함께 현대미술 단체인 '신사실파'를 결성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다가 1956년 파리로 떠나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이후 1959년 귀국했으나, 1963년 제7회 상파울루비엔날레 참가를 계기로 뉴욕으로 건너가 국제적으로 활동했다.

김환기의 작품은 그가 머물렀던 장소를 중심으로 크게 4개로 구분된다. ▲1930년대 일본에서 유학하던 도쿄시기(1933~1937)에 그는 입체주의와 추상미술 등 여러 경향을 실험적 예술로 표출했다. ▲귀국 후 서울시기(1937~1956)에는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하면서 백자항아리, 달, 산, 매화, 사슴, 학 등 민속적 기물과 자연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파리시기(1956~1959)에도 한국적 정서를 가진 자연과 기물을 주요 소재로 형태를 단순화했으며, 선(線)에 대한 실험을 지속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간 뉴욕시기(1963~1974)에는 구체적인 모티프를 숨긴 채, 화면을 점과 선 위주로 구성했다. 1960년대 후반에는 단순한 원색으로 화면을 구성했고, 1970년대에는 네모꼴로 테두리 지은 점들을 화면 전체에 반복적으로 그린 특유의 점화(點畵)를 제작했다.

'항아리' 작품은 한국의 전통적 소재를 현대 추상 회화에 성공적으로 통합한 대표적 사례다. 김환기는 조선 시대 백자인 달항아리를 애정해 직접 수집했고, 이를 예술적 모티브로 삼았다. 달과 항아리를 화면에 병치하거나 겹치게 배치하면서 형태, 색, 질감을 통해 시적 감성을 전달했다. 이번 케이옥션 7월 경매에 나온 '항아리'(1958) 작품은 뉴욕으로 건너가기 전 파리에서 제작한 것으로, 본격적인 추상화로 나아가기 전 작품이다. 항아리를 현대적 회화 언어로 풀어낸 본 작품에는 동양적 정서와 서정성이 깊이 스며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매 시작가는 9억5000만원이며, 오는 23일 오후 4시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문화스포츠팀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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