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지난달 1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인근 항구에 컨테이너 수출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6월 지난해보다 5.8% 늘어난 수출을 기록하면서 올 상반기 역대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외압에도 중국 무역이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여한 관세 유예 시한 동안 중국 기업들이 수출을 서두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왔다.
14일 블룸버그통신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종합하면, 중국의 6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난 3250억달러(약 449조원)로 집계됐다. 수출 증가율은 블룸버그와 로이터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웃돌았으며 직전 달인 5월 증가율(4.8%)도 앞질렀다. 같은 기간 수입 증가율은 1.1%에 그쳤다.
올 상반기(1~6월) 누계 기준 수출액도 1조8100억달러로 2015년 이후 최근 10년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무역 흑자도 586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왕링쥔 중국 해관총서 부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무역은 압박 속에서도 저항하며 상반기 동안 진전을 이뤘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고 있으며 외부 환경이 복잡해지고, 엄혹해지며, 불확실해지고 있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미 수출은 하락세를 지속했으나 일부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에서 만회했다. 실제로 6월 대미 수출은 16.1% 감소했지만, 아세안 10개국향 수출은 전년 대비 17% 늘었다. FT는 중국 기업들이 8월 최종 합의 시한 전에 미리 물량을 출하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상반기 무역 실적 호조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 중국의 이른바 '원산지 세탁' 국가로 알려진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부터 관세를 발효할 예정이라고 못 박은 사태다. 구리 수입품에는 50%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며 추가적인 품목별 관세도 도입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무역 협상 과정에서는 제3국을 통해 경유하는 환적 제품 관련 규정을 내밀고 있다. 일례로 베트남과 체결한 무역 협정에서는 베트남산 수입품에는 20% 관세율을 매기면서 환적 상품에는 두 배인 40%를 적용했다.
한편, 이번 주에는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도 예정돼 있다. 로이터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