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영기자
미 연방수사국(FBI)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스라엘 휴전이 이뤄진 가운데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미국에 대해 이란이 테러를 시도할 수 있다는 경계심이 강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이민 단속에 집중해왔던 미 연방수사국(FBI)도 관련 대응에 더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관측됐다.
미 FBI는 최근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필라델피아 등 주요 도시 지국에 이란 관련 업무와 국내 위협을 담당하는 부서로 자원을 재배치할 것을 지시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FBI는 최근 몇 달간 이민 단속 정책 집행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력을 배치했는데, 이를 재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FBI 지도부는 또 지난 주말 내부 이메일을 통해 현장 사무소에 정보 감시를 강화하고, 군사 시설이 보복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는 만큼 국방부·주방위군과 긴밀히 연락을 유지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테러 우려는 종전부터 제기됐다. NBC는 지난 23일 미 정부관계자 2명을 인용해 이란이 G7 정상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국이 이란 핵시설 공습 감행 시 미국 내 잠복 중인 '슬리퍼 셀(Sleeper Cell)'을 가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슬리퍼 셀은 은밀히 잠복해 있는 공작원 또는 범죄 조직을 뜻한다. 2001년 9.11테러 당시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는 미국 항공학교에 위장 입국한 인원들로 슬리퍼 셀을 구성해 테러를 실행한 바 있다.
미 당국은 이란 출신 불법 이민자 체포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국토안보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이 지난 주말 이민법을 위반한 이란 국적자 11명을 체포했다고 이날 밝혔다. 미네소타주에서 체포된 50대 남성은 헤즈볼라와 연계된 단체에 몸담은 적이 있고, 앨라배마주에서 체포된 남성은 이란 군대에서 저격수로 복무한 이력이 있다고 국토안보부는 전했다.
미국은 지난 21일 밤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 등 이란의 주요 핵시설 3곳을 공습했다. 이는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 이후 8일 만으로, 미국의 이란 본토 직접 공습은 최초였다. 이란은 카타르·이라크 내 미군 기지를 공습하면서 계획을 사전에 미국에 알리는 등 '상징적 보복' 조치만 취했고 이후 미국 중재로 23일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