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영기자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경제 지표가 조만간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다이먼 CEO는 뉴욕에서 열린 모건스탠리 미국 금융 콘퍼런스에서 "실제 수치를 보게 될 것이며 그 수치가 곧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세가 아직 월간 인플레이션과 고용보고서 같은 데이터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상황이 바뀌면 경제가 하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같은 날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다이먼 CEO는 "일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이 완화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이민자 추방 조치가 중장기적으로 물가와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먼 CEO는 관세가 가격 인상에 미치는 영향이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진짜 중요한 건 고용 증가율이나 인플레이션 같은 '실물 지표(hard data)'이며 아마도 7월, 8월, 9월, 10월에는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은 조금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은 조금 상승했을 것이라며 "다만 그 영향이 심각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이먼 CEO는 "관세가 경제에 혼선을 줄 수는 있지만 나라 전체를 침몰시킬 정도는 아니다"며 "단기적인 변동성에 과도하게 우려하진 않겠다. 다만 미국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군사 동맹이나 글로벌 경제 협력과 같은 거시적 흐름은 예외"라고 말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 CEO는 지난달 22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같은 달 30일에는 '레이건 미국경제포럼'에서 채권시장의 균열이 곧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