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취재본부 이병렬기자
충남 공주시는 공주 대통사지 역사공원 조성 부지를 정밀 발굴 조사한 결과,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기까지 이르는 유적과 유물 90여 기가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대통사는 대통 원년 정미(527년)에 양무제를 위해 지금의 공주인 웅천주에 건립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백제 시대 창건 이후 통일신라,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시대까지 존속한 왕실 사찰로 추정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 말기에 이르는 6개 문화층에서 총 90여 기의 유구가 확인됐다.
백제시대 문화층에서는 축대와 석렬유구, 통일신라시대에서는 폐와무지 11기, 고려시대에는 폐와무지 7기가 조사됐으며, 조선 전기에는 수혈유구, 조선 말기에는 건물지와 담장렬 등의 구조물이 발견됐다.
특히 출토된 유물의 양상과 다양한 종류의 소조불편 구성을 통해 대통사 주변에 실제 사찰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크며, 중심부에 목탑이 세워져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는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찰 건물지가 확인되지 않았던 기존 조사와는 다른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2000년대 이후 반죽동 일대에서 여러 차례 소규모 정밀 발굴이 있었으나, 사찰과 직접 관련된 구조물은 발견되지 않아 대통사의 실체는 미확인 상태로 남아 있었다.
이에 공주시와 국가유산청은 대통사의 실체를 규명하고 향후 보존 및 활용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사찰 유물이 다량 확인된 반죽동 197-4번지 유적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정밀 발굴조사를 의뢰해 추진했다.
시는 이번 발굴로 확인된 유적과 유물을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백제왕도 유적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시민 관심을 높이고, 웅진 백제의 역사적 위상을 재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원철 시장은 "대통사지는 공산성, 무령왕릉, 왕릉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왕실 사찰"이라며 "앞으로 대통사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