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우먼톡]'채용이 조직의 얼굴입니다'

여전히 흔한 사생활 침해 질문
면접시 채용절차법 위반 소지 커
직무 연관성 중심으로 바꿔야

20년 가깝게 채용과 헤드헌팅 관련 업무를 해오면서도 과연 내가 제대로 업무를 하고 있는지 고민할 때가 많다. 이런 이유로 필자의 경우 2년 전 바른채용인증원에서 진행하는 채용전문면접관 과정을 이수하였는데, 이때 가장 첫 시간에 강조되었던 것이 '채용절차법'이었다.

2014년 제정된 채용절차법은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구직자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핵심 내용은 채용 과정에서 구직자에게 불필요하거나 사생활을 침해하는 정보를 요구하지 말고, 채용 결과 및 과정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그 내용을 정확히 숙지하지 못한 채, 무심코 법을 위반하는 경우가 많다.

고용노동부의 2024년 상반기 점검 결과에 따르면, 주된 위반 사례는 이력서 등에 혼인 여부 및 가족 학력·직업 정보 요구, 채용서류의 미반환 규정의 공고, 채용탈락자 서류의 미파기 및 보유, 불합격자에 대한 결과 미통보 등이었다. 특히 청년들이 주로 인터넷으로 구직하는 점을 고려해 온라인 취업포털의 구인 공고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현장 점검한 결과였다.

"형제자매는 무슨 일을 하세요?", "사투리를 쓰시는 것 같은데 고향이 어디신가요?", "결혼은 하셨나요? 계획은요?" 혹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좋으시네요" 같은 말들은 면접 자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들이다. 이는 채용절차법상 명백한 위반 소지가 있는 질문들이다.

그렇다면 실무에서 어떻게 질문을 바꾸어야 할까? 예를 들어 "부모님이 어떤 영향을 주셨나요?"라는 질문 대신, "이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나 전환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라고 물어보는 방식이 있다. 혹은 "주변의 커리어 경로나 사례 중, 본인의 진로에 참고가 된 경험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처럼, 지원자의 사고와 경험을 중심으로 질문을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후보자의 혼인 여부도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인데, "향후 2~3년 내 본인이 생각하는 직무·생활의 밸런스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혹은 "근무지 변경이나 일정 변동 등에 대한 유연성은 어느 정도까지 가능하신가요?" 등 직무 관련 질문으로 대체하면 충분히 합법적이고도 인사이트 있는 대화가 가능하다.

참고로 채용 관련 법규는 채용절차법 외에도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있다. 특히 채용절차법 위반이 과태료 부과 수준이라면,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은 벌금형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는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채용은 단순히 사람을 뽑는 일이 아니다. 조직의 미래를 함께 설계할 동반자를 찾는 과정이다. 동시에 구직자는 채용 경험을 통해 그 조직의 가치와 문화를 평가한다. 채용절차법은 바로 그 '경험의 질'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기준선이다.

기업의 채용 관련 법규 준수는 기본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구직자를 존중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채용 과정은 단순히 법적 의무를 넘어, 기업의 가치를 보여주는 중요한 척도임이자 기업 경쟁력의 시작임을 인식할 때, 채용은 조직의 얼굴이자 성장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문선경 유니코써치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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