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암산 철쭉제' 성공 오승록 노원구청장 철저한 '냉해 준비' 있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 가슴 쓸어내린 사연?...지난해 23만 명이 다녀간 봄철 대표축제 '철쭉제'
축제 앞두고 기습 강추위 … 철쭉 냉해 방지 위해 긴급 대책 가동... 휴일 잊은 구청장과 공무원의 불철주야 노력으로 철쭉 제때 꽃피워

서울 자치구마다 봄꽃 축제가 한창이다. 매년 4월 초면 각지에서 펼쳐지는 벚꽃이, 벚꽃이 지고 나면 철쭉과 장미, 수국 등이 순차적으로 나들이객을 유혹한다.

'2025 불암산 철쭉제'의 성공적인 개최에 숨은 노원구의 고군분투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지난 2020년 불암산 힐링타운에 10만 주의 철쭉을 심고 산책로, 무대 및 휴게공간을 갖춘 '철쭉동산'을 조성한 구는 2022년부터 철쭉이 만개하는 시기 구민들에게 최선의 봄나들이를 제공하는 '불암산 철쭉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3회차였던 지난해에는 23만여 명이 방문했는데, 평일 방문객도 1일 평균 1만 명을 상회할 정도의 흥행이었다. 지난해의 대성공을 바탕으로 올해는 문화, 여가, 독서를 결합한 콘텐츠와 동화나라 컨셉트의 적용 등 더욱 풍성한 축제를 예고했다. 철쭉제의 핵심이 되는 철쭉의 관리를 위해 전문가 자문도 1월부터 일찌감치 4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이제 지역의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한 철쭉제에 위기감이 감돈 것은 3월경이었다. 3월부터 늦서리, 이상저온 현상 등으로 철쭉이 냉해를 입을 우려가 있어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온도계, 디지털 온도기록계를 설치했다. 철쭉동산의 지형상 기상청의 공식 일기예보보다 현장의 온도가 약 3도 이상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불암산 철쭉축제를 앞두고 철쭉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4월 초까지 평소의 기온을 회복하지 못하자 현장의 사소한 불편사항 하나도 지나치지 않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이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4월 3~4일 푸른도시과에서는 철쭉의 고사목을 일부 교체하기 시작했고, 이어 11일에는 구청장 주재하에 저온피해 대책회의를 가졌다. 주말 동안 강풍을 동반한 3~4차례 이상의 우박과 눈이 예보되었기 때문이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손에 꼽히는 4월의 강추위였다.

구는 즉각 대응에 나섰다. 휴일을 반납하고 1차 보온재(비닐), 2차 보온재(부직포)를 설치했는데 월요일까지 철쭉동산의 상단부부터 하단부까지 전체 구역의 철쭉을 보호하는 데 성공했다.

철쭉제 개막을 3일 앞둔 지난 15일 눈과 서리가 내린 불암산 철쭉동산의 현장 기온은 오전 6시 45분 기준 영하 3도를 기록했다. 냉해로 철쭉의 꽃눈이 손상되고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을 기상이변이다. 그러나 구의 발 빠른 대처와 열정으로 대부분의 철쭉이 무사히 모습을 드러냈다. 눈, 서리가 그친 다음 날부터 구는 다시 보온재를 철거하고 급수작업을 하며 철쭉제의 주인공 철쭉을 보호한 덕이다.

4월 18일 무사히 막을 올린 철쭉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축제 기간 초기에는 다소 개화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으나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27일에는 80% 이상의 면적이 개화된 상태로 작년에 버금가는 자태를 드러냈다.

오 구청장은 1년을 기다린 철쭉이 제대로 꽃 피우지 못하면 구민들이 실망할까 노심초사 현장을 오갔고, 철쭉의 개화 상황을 구청장 개인 SNS, 구민 안내 문자 등을 통해 주민들에게 시시각각 알렸다. 오 구청장의 진심과 정성이 구민들에게도 닿았을까. 주민들은 너도나도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하며 나들이에 만족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펼쳐진 그늘막과 야외 도서관, 문화 공연은 만개한 철쭉과 꽃 사이를 오가는 나비들과 어우러져 작년의 화려했던 철쭉제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휴일을 잊은 구청장과 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이 있었음을 기억한다면 불암산을 찾은 구민들의 추억은 더욱 아름답게 빛날 것이다.

지자체팀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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