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세계적인 관광지 그리스 산토리니섬이 2주째 강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속되는 강진에 주민 대다수가 섬을 떠났고, 주그리스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도 여행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6일 그리스 공영방송사 ERT는 산토리니섬 주민 1만명 이상이 본토로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산토리니섬에는 1만6000명가량의 주민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70% 이상이 배와 항공편으로 섬을 떠났다. 산토리니 항구는 지진을 피해 아테네로 가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관광지 그리스 산토리니섬이 2주째 강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속되는 강진에 주민 대다수가 섬을 떠났고, 주그리스 대한민국 대사관에서도 여행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3일에는 지금까지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해 위기감을 키웠다. 산토리니섬에 위치한 모든 학교는 휴교령을 발령했으며 현재 식당이나 상점들도 미운영 중이다. 그리스 정부는 경찰과 소방서에 경계 태세를 지시했으며 특별 재난 대응 부대도 대기시켰다. 다행히 현재까지 인명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주그리스 대한민국대사관은 공지에서 "최근 산토리니섬 및 인근 해역에서 지진이 지속 발생하고 있다"라며 "산토리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되는 여진 또는 새로운 강진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여행 시 이를 고려하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대사관 발표를 보면,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산토리니 인근 해역에서 지진이 500차례 이상 발생했다. 그중 규모 4 이상 지진은 20차례, 규모 3 이상은 180차례 관측됐다. 주그리스 한국대사관은 전날 홈페이지에 게시한 글에서 "산토리니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신변안전에 유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스 당국은 7일까지 산토리니, 아나피, 이오스, 아모르고스 등 5개 섬에 대한 휴교령을 내리고, 산토리니섬 일부에는 접근 금지령을 발령했다. 산토리니섬은 활화산 화산지대인 헬레닉 화산호에 속해있다. 산토리니는 지난 40만년 동안 100회 이상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었다. 산토리니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대규모 지진은 1956년 7월 9일에 발생한 규모 7.5의 강진으로 쓰나미가 발생한 바 있다
푸른색 바다와 하얀색 주택으로 유명한 산토리니는 매년 3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다. 그러나 이번 지진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도 뚝 끊겼다. EPA·연합뉴스
푸른색 바다와 하얀색 주택으로 유명한 산토리니는 매년 34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 관광지다. 그러나 이번 지진 사태로 관광객의 발길도 뚝 끊겼다. 산토리니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하면서 여행상품 예약이 줄취소되는 등 여행업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이날 연합뉴스는 여행업계 일부가 그리스 여행 상품 중 산토리니섬에 방문이 포함된 경우 대체 관광지로 일정을 변경해 고객들에게 안내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산토리니섬의 거리와 골목이 으스스할 정도로 텅 비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 가운데, 경찰은 약탈과 도난 범죄를 막기 위해 순찰 강화에 나섰다. 시민보호부는 산토리니섬을 비롯해 지진으로 영향을 받은 지역에 긴급 구조 서비스를 늘렸다. 소방관과 구조대원은 탐지견과 함께 현장에 배치했고, 전력회사 직원은 지진 이후 정전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대형 발전기를 가동할 준비 중이다.
지진학자들은 앞으로 진행 상황에 대해 다양한 예측을 하고 있다. 이들은 규모 6 정도의 강진이 한번 발생하면 그동안 지층에 쌓여 있던 힘이 방출되면서 이후에는 지진이 점차 잦아들고 상황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규모 7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경우 쓰나미로 인해 심각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또한 지진은 앞으로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최악의 경우 산토리니섬의 화산을 자극해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