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최근 해외에서 헬스장 수건이나 운동기구를 통해 성병에 감염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봤다.
20일(현지시각)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헬스클럽에서 사용한 수건으로 눈을 닦은 후 클라미디아에 의한 결막염을 진단받았다"고 주장하는 틱토커의 콘텐츠를 소개했다. 그는 "성관계를 가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성병인 클라미디아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듣고 당황했다"며 "의사가 운동기구나 수건에 묻어있던 다른 사람의 땀 때문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클라미디아는 클라미디아 트라코마티스 균에 감염돼 발생하는 성 매개 질환이다. 클라미디아에 감염된 사람의 분비물이 눈에 닿으면 클라미디아 결막염에 걸릴 수 있다. 이 결막염을 방치하면 실명하게 된다.
여기에 틱톡 사용자가 "헬스장에서 속옷을 안 입고 레깅스와 같은 운동복만 착용한 채로 운동하는 여성들이 성병을 기구에 옮기는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봤다. 성병은 대부분 특정 경로를 통해서만 전염되며, 헬스장에서 일반적인 운동 활동 중에는 이러한 전염 경로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응급의학 전문의인 조 휘팅턴 박사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클라미디아는 주로 질, 항문, 구강성교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표면 접촉으로 감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논란을 일축하면서 "그러니 헬스장 기구로 매우 특이한 짓을 하지 않는 한 안전하다"고 말했다. 클라미디아를 유발하는 박테리아는 체외에서 오래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환경에서는 감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찜질방이나 헬스장 가운을 통해 성병에 감염됐다는 주장이 일었으나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성병은 매우 밀접한 성적 접촉이 없이는 전염이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