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슬기나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체제의 한국 정부와 조만간 고위급 대면 외교에 나설 계획이라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커트 캠벨 국무부 부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 간담회에서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의 마지막 몇 주 안에(in last weeks) 한 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와 고위급의 대면 소통(engagement)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권이 교체되는 내년 1월20일 이전 한미 외교부 장관 또는 다른 고위급 당국자의 상대국 방문 가능성이 주목된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회의와 도상연습,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의 방한 등을 잇달아 연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의 비상계엄 사태 및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국면에 미국과의 외교에 상당한 차질을 빚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져 왔다.
캠벨 부장관은 "미국은 한국에서의 불확실한 시기에도 한국이 취한 헌법적 조치를 지지해왔고, 이 어려운 시기를 관리해 나가는 데 대해 한국에 신뢰를 표명해 왔다"고 말했다. 또 한 대행에 대해 "수십 년간 한국 정부에서 재직한 경험이 있으며 주미대사(2009~2012년)를 역임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는 그의 한국 내 역할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우리는 깊은 (한미 간) 관여의 신호를 계속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우리는 권한대행 체제의 (한국) 정부뿐 아니라 위기의 다른 행위자들과도 가능한 모든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해 주한미국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의 여야 정치권과 소통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캠벨 부장관은 내년 1월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 외교 전망과 관련한 질문에는 "그(트럼프 당선인)가 계속 북한과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 매우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집권 1기 때와 비교해 "상황이 변했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심화했고, 북한이 취해온 일부 조처는 도발적이고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싱가포르와 베트남(2018~19년 1,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에서 추구했던 방식의 외교에서 효과적이었는지는 말을 못 하겠다"고도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집권 1기 때인 2018년 싱가포르, 2019년 베트남과 판문점에서 각각 김 위원장과 만났다. 다만 연이은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실질적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