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기자
"어머니는 유튜브가 잘 되면 소년소녀 가장처럼 힘든 사람들에게 '딴집밥'을 해서 먹여주고 싶다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이런 콘텐츠도 진행할 수 있을 정도로 채널을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양희경의 딴집밥' 채널을 운영하는 배우 한승현씨는 유튜브 채널 운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인지도를 높여 집밥을 통한 선한 영향력을 베풀고 싶다는 취지다. 한씨가 어머니이자 배우인 양희경씨와 운영하는 이 채널은 건강한 집밥 비결을 전수하는 콘텐츠를 제작해 올린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두 주인공은 40년 가까운 경력을 보유한 배우 양희경씨와 아들 한승현 대표다. 양희경씨는 드라마에서 유독 고모 배역을 많이 맡아 '국민 고모'로 불린다. 가수 양희은씨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아들인 한 대표 역시 어머니 못지않은 경력을 가진 중견 배우다. 배우 경력만 14년에 달하는데, 최근에도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에서 채충순 역할을 맡는 등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화려할 것 같기만 한 배우의 삶에도 고충은 있었다. 작품 촬영이 없는 휴식기에는 불안정한 수익 탓에 가장으로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었다. 한 대표는 "이름을 들으면 누구나 알 정도가 아니면 배우는 작품과 작품 사이 공백기에 수익이 없어 생계가 막막해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취미를 살려 극단에서 동료 배우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아르바이트를 자주 했다"고 전했다.
그러던 한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유튜브였다. 어머니와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채널을 개설했는데, 이 채널을 다시 살리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촬영·편집 경험을 바탕으로 어머니 양희경씨의 집밥 비결을 시청자에게 전하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함께 촬영 아르바이트를 하던 동료 배우도 영입해 함께 채널을 운영하며 콘텐츠를 더 자주 선보이고 있다.
채널의 차별점과 강점은 바로 양희경씨의 '손맛'이다. 양씨는 배우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도 항상 자녀들에게 직접 만든 집밥을 지어 먹였다. 손수 만든 집밥이 가장 안전하고 몸에도 좋다는 이유에서였다. 매번 가족을 위한 요리법을 연구하다 보니 축적된 비결도 상당하다. 실제 5년 전 채널 새단장 이후 첫 영상으로 김치를 깨끗이 씻어 끓이는 담백한 김치찌개 영상을 올렸는데, 조회수 27만회 이상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후 두부계란찜, 고추기름장 등을 다룬 영상도 조회수 100만회를 넘겼다.
양희경의 딴집밥 채널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며 최근 구독자 10만명을 넘겨 '실버 버튼'을 받았다. 한 대표는 "채널 운영 전략도 어머니 요리처럼 담백하다"면서 "지금까지 70여개 영상이 올라갔는데, 항상 같은 곳에서 같은 형식으로 자극적인 내용 없이 촬영해 게시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꾸준히 가족에게 선보이는 집밥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는 않아도 꾸준히 채널을 찾는 시청자가 점차 늘면서 최근 실버 버튼을 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카페24의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활용해 쌀누룩 소금, 쌀누룩 젓갈, 유기농 고춧가루 등 식재료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채널이 인기를 얻으며 요리를 따라 하려는 시청자로부터 양희경씨가 사용하는 식재료를 소개해달라는 요청이 자주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평소 집에서 즐겨 사용하던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커머스에 뛰어들었다.
판매 상품 대부분은 양희경씨가 집밥을 지을 때 즐겨 활용하던 제품들인데, 자신의 밭이나 농장 등에서 직접 만드는 소상공인의 상품이다. 상품 선정 요건도 까다로운데, 새 상품을 올릴 때는 직접 3개월 이상 사용해본 뒤 구독자에게 소개할 만한 제품인지 판단한다. 상품 소싱이 결정되면 한 대표가 직접 소상공인의 상품 사진을 촬영하고 상세 페이지 제작까지 지원한다.
한 대표는 "우리 채널이 소상공인에게는 좋은 판매처가, 시청자에게는 좋은 제품을 소개받을 수 있는 장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에 판매를 시작했다"면서 "유튜브 콘텐츠에서 상품을 바로 노출하고 자연스럽게 판매로 연결할 수 있어 특히 구매 전환율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어 "영상에 붙인 상품이 특히 인기가 많아 소상공인분들이 놀랄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