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하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에 줄곧 반대 의사를 표명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서울 동작을)이 탄핵안 가결 이튿날부터 한동훈 당대표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와 나경원 의원.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나경원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탄핵 표결 전에도 우린 한동훈 대표를 설득했다. '우리 스스로 언론기사 63건 만으로 탄핵하는 건 아니다. 좀 더 차분히 절차를 진행하자'고. 그러나 기어이 한 대표는 끝까지 속전속결 탄핵을 고집했다"면서 "(작년말)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등장은 불행의 시작이었다"고 평가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당에 오자마자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싸움이 시작됐다. 그 싸움 중에 결국 우리 당은 총선 참패(했다). 총선 후 대표로 등장한 한 대표는 총구가 항상 대통령에게 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야당이 무자비한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하나 제대로 임명 못 해도, 감사원장을 탄핵해도, 중앙지검장을 탄핵해도 우리 당 대표 목소리는 듣기 어려웠다. 예산을 몽땅 깎아도 마찬가지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잠시 오른 것은 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당대표가 2주간 대통령 욕 안 한 그때였다"고 평가했다. "우린 모두 당인이라 최대한 내부비판을 자제해왔다. 어떻게든 수습하려 했으나 이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밀면 밀리는 정당, 당 정체성·이념·가치를 진정 지키는 노력이 부족한 정당이 무엇을 가지고 국민에게 소구하겠는가?”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그런 의미에서 홍준표 대구시장의 용병불가론에 적극적으로 공감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당이 분열하고 있는 현 사태가 당 내부 인사가 아닌 외부에서 끌어온 ‘용병’에 당을 맡긴 결과라는 주장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끝으로 "이미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 것"이라며 "빠른 체제 전환과 당의 정비로 작지만 강한 정당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라고 적었다.
전날 탄핵안 가결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친윤(친윤석열)계와 중진 등 당 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에 대한 사퇴 요구가 빗발쳤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도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하며 의원들과 맞섰지만, 결국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전원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실상 지도부 '자동 해산' 상황을 맞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