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은 정순택 대주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환담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정 대주교는 "아주 엄중한 이 시기에, 명동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이 대표는 "정치가 우리 국민들께서 마음 편하게 일상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오히려 국민들을 괴롭히는 것 같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대주교는 "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많은 불안과 혼란을 느끼고 계신 것 같다"면서도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평화로운 모습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면서 평화의 힘을 보여주고 계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위대한 우리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용기가 잘 보여지는 것 같다"며 "정치라는 게 원래 서로 간 존중, 인정, 대화, 타협, 양보해 대체적 동의에 이르는 것인데, 최근에는 전쟁이 돼가는 것 같다. 극단적이고 대결적이고 존재를 부정하는 상황이라 저희들도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했다.
이에 정 대주교는 "정치는 정치인들의 권력의 게임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공동선을 위한 헌신이고, 사랑의 가장 고차원적인 한 형태"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전하며 "오히려 정치가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루빨리 민주적, 헌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국민 전체의 행복과 공동선을 위해 사회를 안정되게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 또한 "저희도 법과 절차에 따라 이번 사태의 조기 해소 또는 완화를 위해 노력하는 중인데, 이제는 종교인 여러분을 포함한 사회지도층 인사께서도 말씀해주실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대주교님 같은 분들의 목소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말씀도 듣고 부탁드리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정치적인 색을 떠나 온 국민이 안정을 느끼고 우리나라가 다시금 제자리를 찾아갈 수 있도록 힘을 합쳐주시고, 저희는 저희 몫으로 같이 기도하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접견에는 교구 사무처장 정영진 신부, 문화홍보국장 최광희 신부, 김병기(세례명 이냐시오) 종교특별위원회 천주교 위원장, 이해식(세례명 스테파노) 당 대표 비서실장, 김태선(세례명 토마스모어) 당 대표 수행 실장, 한민수 대변인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