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중앙지검장 탄핵안 표결 D-1…與, 투쟁모드 돌입

4일 국회서 1500명 규모 규탄대회 개최
與 지도부·대변인 등 민주당 비판 목소리

국민의힘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 하루 전인 3일부터 당 지도부와 대변인 논평 등을 통해 여론전 및 투쟁 모드에 돌입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일 국회 본회의가 시작되기 전 국회 본청 앞에서 당원들과 함께 1500명 규모의 '이재명·민주당의 탄핵남발 방탄폭거 규탄집회(가칭)'를 열 계획이다.

앞서 민주당은 문재인 전임 정부 당시 벌어진 비리 의혹 조사와 관련해 최재해 감사원장,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무혐의·불기소 처분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전날 발의한 바 있다. 탄핵안 표결은 오는 4일 본회의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전날 당 소속 국회의원을 비롯해 각 시·도당 위원장, 당협위원장들에게 규탄대회 참석을 독려하는 공문을 보내 대대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공문에서 서 총장은 "브레이크 없는 폭주만 거듭하던 더불어민주당이 헌정사상 초유의 정치폭행을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급기야 감사원장과 검찰 지휘부 탄핵으로 국정을 겁박하고 예산을 난도질하며 국정을 마비시키려는 이재명식 보복정치가 끝도 없이 펼쳐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은 규탄대회를 열기에 앞서 이날 대대적으로 대야 압박에 나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의 탄핵소추안 강행 조치를 가리켜 "범죄 집단이 범죄 진상을 은폐하기 위해서 국회 권한을 동원해 보복과 겁박을 가하는 후진국형 정치 테러"라고 비판했다.

박준태 원내대변인은 "검사장을 비롯한 검사들의 주된 탄핵 사유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관련 김건희 여사를 불기소하는 등 수사가 부실했다는 것"이라며 "그런데 이 사안은 현재 민주당에 있는 검사장 출신 의원도 검사장 재직 시절에 해당 의혹을 먼지털이식으로 수사하고도 기소하지 못했던 사건"이라고 반박했다.

최 원장 탄핵소추안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 비위를 밝혔다는 이유로 탄핵이 추진되고 있다"며 "심지어 감사원장 재직 전에 결과 처리 까지 끝난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위법감사'까지 탄핵 사유에 포함시켰다. 탄핵 사유 없는 탄핵안이 또 탄생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주당이 탄핵소추안 발의와 관련한 중앙지검장 부장검사 등이 집단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정당의 탄핵 추진에 반발해 검사들이 집단 성명을 낸 것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에 규정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라며 감사요구안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강도 높게 반발했다.

법사위 소속 장동혁 의원은 "(공무원인) 교사들이 집단 의사표시에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했다"며 "탄핵 소추와 같이 그 정당성 여부에 의견이 갈릴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검사들이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만으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감사 요구하는 것은 법리에도 맞지 않고 정당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곽규택 의원도 "보나마나 뻔하다"며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내일 본회의에 (감사요구안을) 올려야 되니까 빨리 (처리)하라' 이렇게 오더가 내려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이 (이 검사장 등) 탄핵한 게 정치적인 탄압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 검사들이 정당하게 의견 제기를 하는 것"이라며 "적반하장 감사안"이라고 맹공했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도 논평을 내고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의원들을 위한 방탄용 감사 요구라는 시각도 있다. 지금 민주당의 모습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자, 스스로의 눈을 가리는 정신승리의 전형"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검사를 겁박하고 탄핵한다 해도, 죄를 저지른 자들의 책임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규탄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입장하며 탄핵 관련 입장을 말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정치부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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