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그럽게 민원 넣어야 공무원들 빠릿빠릿'…악성민원 욕하더니 폭설은 예외?

"주민들이 극성이어야 일한다"
지역 커뮤니티 게시물 논란
성남시, 전 직원 제설 작업에 투입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 이틀 연속 많은 양의 눈이 내린 2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관계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조용준 기자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례 없는 폭설이 내리며 출근길 교통이 마비된 가운데, 제설작업을 두고 공무원에게 불만을 드러낸 이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경기도 한 지역 커뮤니티에는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제설이 안 되는 건 공무원 퇴근 시간 때문이냐"며 "유난히 겨울철마다 제설작업이 안 되는 것 같다. 내일 아침엔 공적으로 항의 좀 해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회원들 역시 "주민들이 극성일수록 공무원들이 빠릿빠릿해질 텐데, 귀찮다고 놔두면 그만큼 불편함으로 돌아온다" "징그럽게 민원을 넣어야 공무원들이 움직인다. 안전신문고에 접수된 민원은 그냥 넘기지 못하니 자주 넣어달라" "모두 들들 볶아야 한다. 여태껏 띵까띵까 하던 사람들이라 그 버릇 금방 안 고칠 것" "이건 공무원들 능력 문제다.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 "눈이 갑자기 온 것도 아닌데 바빠도 할 건 해야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작성자의 의견에 동조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리자 구청 관계자가 나와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조용준 기자 jun21@

성남 지역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곳 역시 "분당은 제설작업 손 놓은 것이냐.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제설 상태가 너무 비교된다" "성남은 왜 제설작업을 안 하느냐" "도로가 왜 이 모양이냐" 등 시민들의 불만 가득한 글이 쏟아졌다.

그러나 성남시는 28일 전 직원 3000명을 제설작업에 투입해 복구에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27일 내린 첫눈에 이어 28일 30㎝가 넘는 폭설이 내리자 제설 비상근무 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시·구청 근무 직원들을 담당 동에 파견해 50개 동별 제설작업을 진행했다. 직원들은 버스정류장, 지하철역, 횡단보도, 보도육교 등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해 제설 취약 시설에 쌓인 눈을 치웠다. 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설제 살포, 자동염수살포장치 및 도로열선 가동, 제설 인력 보강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성남뿐만 아니라 수원시, 양평군 등 대설특보가 발효된 경기권 지역 공무원들은 모두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경기 성남시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성남시

이에 한 누리꾼은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일부 지역 카페에서는 단체 민원을 넣자는 글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빨리 해결되는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무원 대다수가 투입돼 고생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다른 누리꾼들 또한 "서울만 제설 작업을 잘한 게 아니다. 경기 남부 지역에 눈이 더 많이 온 것" "공무원들도 사람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잠깐의 불편함 정도는 감수하는 태도를 보여라" "자기 집 앞 눈은 자기가 치워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슈&트렌드팀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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