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제일기자
서울과 경기도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린 가운데 부산에는 눈이 오지 않는다며 올라온 한 장의 사진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지난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너희만 눈 오지, 나는 안 오는데"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이날 엑스에서 오후 12시 기준 520만회가 넘게 조회됐다.
이 사진은 하얀색으로 뒤덮인 한반도에서 부산 지역만 푸르른 위성 사진으로 그만큼 부산이 눈이 잘 오지 않는 도시라는 것을 보여주는 밈(온라인상에서 유행하는 사진)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진은 지난 2010년 1월 발생한 폭설 당시 사진으로 이번 폭설 사진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진을 본 한 누리꾼은 "한반도 호랑이에 엉뜨 켰냐"라고 반응했다. 엉뜨는 '엉덩이가 뜨뜻하다'는 뜻으로, 호랑이 형상을 한 한반도에서 엉덩이 부분에 해당하는 부산 지역만 뜨겁다고 재치 있게 표현한 것이다.
이에 부산에 살고 있다는 누리꾼들은 맑은 날씨의 사진들을 올리며 "부산은 지금 하와이다", "우리도 눈 구경 좀 하게 택배로 보내 달라", "부산에 결계 처져 있다", "역시 엉따의 민족"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상청의 예보를 보면, 이날 부산의 강수 확률은 0%다. 이날 최저기온은 4도, 낮 최고 기온은 12도를 기록하며 비교적 화창한 날씨를 보였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실황 감시 화면(오후 11분 기준)을 보면 전국 대부분이 눈이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부 남부 지역은 햇볕이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날 전국 곳곳에서 대설특보가 발효됐지만, 부산 해운대구에선 서퍼들이 파도를 타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부산은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도시로 꼽힌다. 부산의 최근 10년간 연평균 눈일 수(눈 종류가 관측된 일수)는 2.7일로 사흘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의 같은 기간 눈일 수는 24.5일이다.
한편, 전날인 27일에 눈 폭탄이 쏟아지며 경기 수원시는 27일 32.3㎝의 일최심신적설을 기록해 1964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기존 기록은 1981년 1월 1일에 기록한 21.9㎝다. 지난 61년 동안 한겨울에 내렸던 눈보다 더 많은 양의 폭설이 쏟아진 것이다. 서울의 적설량 기준인 종로구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적설은 오전 8시 기준 28.6㎝로 1907년 10월 1일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많은 양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