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기자
'당원게시판' 논란이 내홍으로 번지면서 이제는 폭로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직접적인 발언을 자제하고 있지만, 게시판 논란은 계파 갈등으로 격화하는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게시판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검찰이 전날 국민의힘을 압수수색 한 데에 대해서만 고개를 숙였다. 한 대표는 "과거 명태균 같은 정치 브로커가 활동할 수 있었던 상황들에 대해서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여론조사 개선 TF에서도 철저히 문제점을 파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외에서는 연일 공방전이 이어지고 있다. 당원 게시판 논란이 ‘윤·한 갈등’ 연장선으로 이어지며 감정적 대응이 오가고 있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전날 채널A 유튜브에서 "김건희 여사 고모라는 분이 페이스북에 한동훈 집안에 대해 ‘벼락 맞아 뒈질 집안’이라는 표현을 쓴다"고 주장하며 "(우리는) 문제 안 삼는다”고 말했다.
반면,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한 대표의 배우자가 온라인 카페에서 한 대표에게 꽃바구니를 보내는 운동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악재라는 이유로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이제 어떤 의혹이 불거져도 2주만 버티면 묻힌다는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된다"면서 한 대표에게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이 다음 달 10일 재표결을 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단일대오 '부결'이라는 당의 입장이 확고하지만, 논란이 지속될 경우 재표결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10일로 특검법 재표결을 연기한 배경에 이러한 내부 갈등으로 인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특검법 재표결 때 전원 불참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투표 방식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